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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3.16.

숨은책 1137


《해외펜팔》

 메아리펜팔협회·김종곤 엮음

 청자각

 1972.8.10.첫/1976.3.10.7벌



  1988해에 열네 살을 맞이며 푸른배움터로 들어가자니, 단골로 드나들던 나래집(우표상) 아재가 “이제 영어를 배울 테니 ‘펜팔’을 해보지?” 하고 얘기합니다. ‘펜팔’이 무어냐고 여쭈니 먼나라 또래하고 글월을 주고받는 일이라고, 영어로 글월을 쓰면 영어도 저절로 는다고 덧붙입니다. 이러면서 《해외펜팔》이라는 책을 보여주었고, 꽤 비싼값이지만 장만했습니다. 그무렵 이 책 한 자락이 한 달 살림돈(용돈)이었거든요. 아직 우리말로 글을 쓰는 길을 들인 바 없는데 영어로 글월을 쓰자니 지끈지끈했지만, 덴마크에서 날아오는 놀라운 글월은 놀라웠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이미 어릴적에 영어를 배울 뿐 아니라 열네 살이면 다른 이웃말을 배우고, 적잖은 아이는 서너 가지 이웃말을 배운다니 “우리나라는 안 되겠구나!” 싶어 주눅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06∼22시를 배움터에 갇히듯 보냈고, 이런 하루(일일수업표)를 어찌저찌 영어로 옮겨서 보냈더니 “그럼 언제 놀아? 그럼 뭘 할 수 있어?” 하고 묻더군요. 배움터(학교·학원)에 오래 붙들어맨들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지 않고, 삶을 읽거나 살림을 익히지 않습니다. 이웃을 만나고 먼곳 동무를 사귀며 눈을 틔우지 않을 적에는 그만 심부름꾼이나 허수아비가 된다고 느낍니다. 지난날에는 몰랐는데 《해외펜팔》은 일본책을 통째로 베끼면서 몇 가지만 우리 글·그림로 바꿨더군요. ㅍㄹㄴ


- 釜山 靑○書林 西面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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