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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쏘다



꽃꿀과 꽃가루를 모으면서 들숲과 밭에서 바지런히 일하는 벌은 저마다 바늘을 하나씩 꽁지에 품어. 목숨이 간당간당 벼랑끝에 몰릴 적에 온숨결을 다해서 바늘을 콕 쏘지. 제아무리 큰짐승이 벌집에 들이닥치거나 벌떼를 괴롭혀도 마지막숨을 가늘게 쉬면서 흙으로 돌아간단다. “벌 한 마리”는 “사람 하나”와 같아. 누구나 벌처럼 마지막숨을 몰아쉬면서 쏠 수 있는 빛살이 있어. 다만 사람은 바늘이나 화살이 아닌 빛살을 품어. 벼랑끝에서 쏘는 빛살이란, 총이나 미사일이 아니란다. 사람은 벼랑끝에서 ‘죽음바늘’이 아닌 ‘사랑빛살’을 한곳에든 온곳에든 콕 쏘듯 내놓아. 너는 사람이 쏘는 사랑이라는 빛살을 느끼니? 벌은 꽁지로 바늘을 쏘고, 사람은 눈으로 빛살을 쏜단다. 그런데 사람은 꼭 쏠(폭포)처럼 빛살을 쏘지. 늘 샘솟으면서 멧숲과 들녘을 싱그럽게 적시고 푸르게 살리는 물줄기마냥, 사람은 벼랑끝에서 참으로 ‘사랑빛’을 화살처럼 쏴. 그래서 사람이 쏘는 빛살은 어느 누구도 안 죽여. 사람은 서로 눈뜨고 깨어나려고 가슴을 콕 찌르는 빛살을 눈으로 쏘면서 눈물을 흘린단다. 너는 어떤 삶이니?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니? 너는 네 이름을 드날리고 목돈을 쥐고 힘을 누리려고 하니? 너는 심부름만 하니? 너는 바람처럼 일어나거나 바다처럼 일으키는 ‘하늘살’과 ‘물살’마냥 ‘사랑살’이라는, 오롯이 곧고 반짝이면서 모두 살리는 빛살을 품고 풀며 살아가니? 2026.3.1.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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