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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혼 홀 홑 + 함께 (2025.11.23.)

― 부산 〈책과 아이들〉



  누구나 다르게 옳습니다. ‘옳다’는 ‘바르다’를 만나서 ‘올바르다’를 이루고, ‘오른손’을 가리킵니다. ‘오른·올·바름·밝음’은 ‘별·밤’을 그리면서 저마다 그윽히 잠기는 살림으로 간다고 할 만합니다. ‘외’는 ‘혼·홀·홑’과 닮되 다르지만 나란히 담으며 닿는 결입니다. ‘왼손’은 외롭기에 ‘새롭’게 길을 열고, 스스로 의젓하고 씩씩하게 ‘해’를 ‘환하’게 바라보면서 ‘낮’을 여는 삶입니다.


  우리는 오른손과 왼손을 포개면서 살림을 짓고 삶을 이룹니다. 한 손이나 두 손 다 다칠 수 있되, 손이 있거나 없거나 ‘두손모아 한길’이라는 마음으로 오늘 이곳에 섭니다. 두 다리로 걷습니다. 두 날개로 바람을 타며 하늘을 가릅니다. 두 지느러미를 나란히 써서 바다에서 싱그러이 헤엄칩니다.


  오늘은 아침과 저녁에 부산 〈책과 아이들〉에서 2025년 마지막 모임을 꾸립니다. 아침에는 ‘안 옳은(정의롭지 않은)’을 놓고서 이야기를 하고서 쪽글을 적어 봅니다. 저녁에는 ‘혼자’란 ‘함께’하고 어떻게 닮으며 다른가 이야기를 풀고서 쪽글을 적습니다. 우리 삶그림은 저마다 스스로 올바로 걸어가며 밝게 눈을 틔우는 하루로 빚습니다. 우리 살림길은 누구나 스스로 외롭게·호젓이·혼자서 기운내어 즐겁게 나아가면서 짓습니다.


  둘을 맞잡으니 두레이면서 동무예요. 우리는 서로 오래오래 포근하게 깃들기를 바라면서 새마음으로 마주합니다. 서로 사람일 적에는 값을 바라지 않아요. 나란히 사랑이니 돈으로 따지지 않지요. 오순도순 살림살이라서 셈으로 매기지 않습니다. 값과 돈과 셈과 금을 붙이지 않는다고 할 적에는, 오직 그대로 고스란히 바라보면서 품는다는 뜻입니다.


  “사랑은 돈(대가)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씀하는 분이 많지만, “사랑은 사랑이다”라고만 해야 맞다고 봅니다. “사랑은 사랑이기에 품는다”고 보탤 만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거저 주거나 그냥 받는 해바람비일 텐데, 곰곰이 보면 사람과 들숲메바다는 서로 사랑하며 즐겁게 나누는 사이라고 느낍니다.


  다른 듯하면서 어울리는 짝꿍입니다. 한봄(4월)에 모과꽃이 피고 지면, 이윽고 찔레나무에 하얀꽃이 잔치를 이루는 늦봄입니다. 늦봄부터 꽃찔레(장미)가 피어나니, 마삭줄·멧딸기·밤꽃·등꽃·오동꽃이 줄잇습니다. 이동안 모내기를 하고, 들마다 사름이 짙푸르게 일렁이니, 어느새 풀벌레와 매미가 노래마당을 펴요. 이윽고 그윽히 가을로 접어들며 차분히 쉴 무렵 겨울로 넘어섭니다. 이 길은 한꽃입니다.


ㅍㄹㄴ


《나의 비밀》(이시즈 치히로 글·기쿠치 치키 그림/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5.5.)

#わたしのひみつ (2014년) #石津ちひろ #きくちちき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김현철 글·최정인 그림, 스푼북, 2022.11.18.첫/2022.12.25.2벌)

《세한도의 수수께끼》(안소정, 창비, 2013.5.27.)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은희경, 창비, 2007.4.5.)

《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Denstory, 2016.8.1.첫/2017.1.25.14벌)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이정록, 한겨레출판, 2018.12.4.첫/2019.9.30.2벌)

《머리 둘 달린 봉황새》(김수정 엮음·한옥선 그림, 새벽소리, 1997.4.5.첫/2000.12.25.2벌)

《강물 소리가 들리니 엘린》(구드룬 파우제방/김라합 옮김, 일과놀이, 2003.1.22.)

《못된 마거릿》(토어 세이들러 글·존 에이지 그림/권자실 옮김, 논장, 200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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