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10.
그림책시렁 1671
《판다 요정과 프라이팬 판다》
시바타 게이코
김숙·김보나 옮김
북뱅크
2025.6.10.
우리한테는 ‘요정’이나 ‘프라이팬’이 없는 삶입니다. 이웃나라 살림을 들이면서 ‘요정’에 ‘요괴’를 다루고, ‘프라이팬’에 ‘웍’을 거느립니다. 일본사람은 ‘계란’을 ‘후라이(프라이)’하기에 ‘계란후라이’라는 일본말씨가 번졌고, ‘후라이(프라이)’를 한대서 ‘후라이팬(프라이팬)’이라지만, 우리는 부치거나 지지는 밥살림이 있어요. 이웃나라에서 ‘빈(bean)’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콩’입니다. 《판다 요정과 프라이팬 판다》를 가만히 읽습니다. 부엌일을 돕는다는 ‘작은판다’가 나옵니다. ‘작은이’가 도우면서 힘을 낸다는데, 스스로 짓는 사람을 돕는 하늘이라는 말이 있듯, 누구나 스스로 살림을 지으며 땀흘리기에 어느새 바람(하늘) 한 줄기가 부드러이 흐르면서 싱그럽고 포근하게 보듬습니다. 부침판에 나타난 작은이는 온갖 부침개를 재미나게 꽃피웁니다. 바쁘고 힘쓰는 부엌일을 돕는 누가 있으면 꽤 홀가분하지요. 다만 누가 돕더라도 ‘내’가 하는 일인 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스스로 하는 일이요, 스스로 짓는 살림이며, 스스로 가꾸는 하루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도울 적에 이 대목을 곰곰이 볼 줄 알아야 해요. 우리는 이웃이 스스로 씩씩하게 일하도록 손길을 보탤 뿐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