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7.
《곰신할미전, 곰배령의 전설》
조영글 글·그림, 창비교육, 2025.4.10.
부산에서 새벽 전철을 탄다. 다들 두툼옷차림이다. 나는 민소매에 깡똥바지이다. 이만 한 날씨가 춥다면 섣달에는 다 얼어죽어야 할까. 너무 엄살을 부린다. 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에는 춥다고, 자꾸자꾸 스스로 마음을 갉는다. 07:00 서울버스를 탄다. 부산서 서울 가는 버스는 누워서 갈 만큼 텅텅 빈다. 읽기와 쓰기로 한나절을 보내니 서울에 닿는다. 《학교도서관저널》을 엮는 일꾼을 만난 뒤에 〈숨어있는 책〉으로 걸어간다. 한나절을 책바다에 잠긴다. 느슨히 길손채로 옮긴다. 서울이웃님이 칸을 미리잡으셨다는데 오늘 아닌 이튿날이네. 찾아간 길손채에 빈칸이 없다기에 한참 걸어서 다른 길손채에 겨우 깃든다. 발바닥이 욱씬거린다. 밤새 주무르다가 잠든다. 《곰신할미전, 곰배령의 전설》은 한마디로 ‘캐릭터 큰잔치’이다. 요즈음 어린배움터와 푸른배움터를 보면, 길잡이책(교과서)도 죄다 ‘캐릭터 큰잔치’이다. 알맹이가 없다. 아니, 알맹이는 어디 내다팔았다. 아니, 알맹이는 돈과 이름에 팔아치운 지 오래이다. 몽글몽글 귀염둥이 그림자랑으로는 어린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제살깎기이다. ‘애완동물(귀염이)’이 아닌 ‘반려동물(곁이)’을 외치면서 어째, ‘귀염그림(애완캐릭터)’만 이렇게 마구 뿌려댈 수 있는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