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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한 恨


 천추의 한 → 오래맺이 / 오랜앙금 / 긴긴 딱지

 한이 맺히다 → 응어리가 맺히다

 한을 품다 → 아픔을 품다

 한이 서리다 → 슬픔이 서리다


  ‘한(恨)’은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슴아프다·가슴시리다·가슴이 찢어지다·가슴앓이’나 ‘괴롭다·고름·고름덩이·곪다·곯다’로 풀어냅니다. ‘눈물·눈물겹다·눈물나다·눈물을 흘리다·눈물짓다’나 ‘눈물꽃·눈물길·눈물바람·눈물비·눈물빛·눈물구름·눈물앓이’로 풀고, ‘동동거리다·동동걸음·발동동·발을 동동’이나 ‘종종거리다·종종걸음·발종종·발을 종종’로 풀어요. ‘뒤앓이·뒤아픔·딱지·생채기’나 ‘때문·탓·탓하다’로 풀어쓰고, ‘마음멍·마음멍울·마음흉·마음흉터’나 ‘마음앓이·마음아픔·마음아프다·마음고름’으로 풀어씁니다. ‘맺다·맺히다·멍·멍울·멍들다·멍꽃·멍빛·멍울꽃·멍울빛’이나 ‘속멍·속멍울·속흉·속흉터·칼자국’으로 풀지요. ‘속앓이·속쓰리다·속타다·속태우다·타다·타들어가다’나 ‘미어지다·미어터지다·미움·미워하다·밉다·싫다’로 풀어도 어울립니다. ‘빨갛다·뻐근하다·뼈아프다·뼈저리다·볼 수 없다·빈빛’이나 ‘사무치다·서글프다·서럽다·서운하다·섧다·섭섭하다’로 풀고, ‘슬프다·슬퍼하다·슬픔·슬픔짓다’나 ‘슬픔꽃·슬픔길·슬픔바람·슬픔빛·슬픔구름·슬픔비·슬픔앓이’로 풀 수 있습니다. ‘시리다·쑤시다·쓰다·쓰겁다·쓰라리다·쓰리다’나 ‘쓴맛·쓴웃음·씁쓸하다·씻을 길 없다·못 씻다’로 풀며, ‘아프다·앓다·아리다·아쉽다·안쓰럽다·안타깝다’나 ‘아픔꽃·아픔바람·아픔빛·아픔비·아픔구름’으로 풀면 되고요. ‘앙금·옹이·응어리·은결들다·자람앓이’나 ‘애끊다·애끓다·애타다·애태우다’로 풉니다. ‘울다·울음·울먹이다·울멍이다’나 ‘주저앉다·털썩·털퍼덕·털푸덕’으로 풀지요. ‘찢다·찢기다·찢어지다’나 ‘피고름·피맺다·피맺히다·피멍·피멍울·피멍꽃’으로 풀면 되고, ‘하늘눈물·하늘도 알다·하늘을 울리다·하늘이 울다’로도 풀어냅니다. ‘한숨·한숨쉬다’나 ‘흉터·흉티·흉꾼·흉있다·흉지다’로 풀 수 있어요. ㅍㄹㄴ



한(恨)과 비탄이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를 질식시키는 것처럼 보일 때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 아프고 슬퍼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를 말리는 듯할 때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 시리고 눈물나서 목구멍 소리를 피말리는 듯할 때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 생채기와 눈물에 목구멍 소리가 갑갑할 때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우리네 목마름은 우리 샘물로》(구스따보 구띠에레즈/김명덕 옮김, 한마당, 1986) 17쪽


그들의 길고도 깊은 한의 이야기로 묶인 정신세계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는 담아낼 수가 없었음을 고백해야겠다

→ 그분들 길고도 깊은 이야기로 묶은 삶넋은 내 찰칵이로는 담아낼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아야겠다

→ 그분들 길고도 깊은 앙금으로 묶은 숨결은 내 빛틀로는 담아낼 수가 없었다고 밝혀야겠다

《춤과 그 사람, 이매방 : 승무》(정범태, 열화당, 1992) 머리말


손자아이 하나만 더 낳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다면서

→ 뒤 하나만 더 낳으면 죽어도 아쉽지 않겠다면서

→ 아이 하나만 더 낳으면 죽어도 안 섭섭하다면서

→ 다음 하나만 더 낳으면 죽어도 섧지 않다면서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이오덕, 아리랑나라, 2005) 203쪽


너거한테 맺힌 한을 풀어 줄게

→ 너거한테 맺힌 대로 풀어줄게

→ 너거 슬픔 풀어줄게

→ 너거 응어리 풀어줄게

→ 너거 생채기 풀어줄게

→ 너거 눈물 풀어줄게

《지겹도록 아름다운 사람들아》(오도엽, 후마니타스, 2008) 269쪽


다만 너의 그 거대한 갈라짐의 인간적인 한(恨)

→ 다만 너는 사람이되 크게 갈리며 아프고

→ 다만 너는 사람으로서 크게 갈려 슬프고

→ 다만 너는 사람인데 크게 갈려 멍들고

《황색예수》(김정환, 문학과지성사, 2018) 45쪽


그야말로 가축처럼 잡아먹힌 그대의 한은 풀릴 수 있는 게 아니지

→ 그야말로 짐승처럼 잡아먹혀 아픈 그대를 풀 수 있지는 않지

→ 그야말로 갇혀서 잡아먹혀 슬픈 그대를 풀 수 있지는 않지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8》(오카이 하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29쪽


면면히 이어진 한恨과

→ 고이 이어온 앙금과

→ 줄줄이 이은 멍울과

→ 줄줄이 이은 눈물과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 30쪽


빼앗긴 동토 건넌 식민의 한

→ 빼앗긴 언땅 건넌 사슬눈물

→ 빼앗긴 겨울 건넌 굴레멍꽃

《언어물리학개론》(박인식, 여름언덕, 20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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