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9.
《왜요?》
린제이 캠프 글·토니 로스 그림/바리 옮김, 베틀북, 2002.10.15.
숨돌리려고 저잣마실에 나선다. 노래 한 자락을 새로 쓰고, 마음글을 여민다. 등짐을 메고서 걸을 적에는 책을 읽는다. 시골 읍내가 조용히 바뀌기를 바라면서 걷고 읽는다. 다만, 나는 머리띠를 묶지 않고, 팔뚝질을 안 한다. 나부터 조용히 ‘읽고 쓰며 걷기’를 하는 매무새로 천천히 바꾸려고 한다. ‘읽고 쓰며 걷기’를 하는 어른(아저씨)을 문득 보는 시골 어린이·푸름이 가운데 한 사람쯤 마음을 새롭게 가꿀 만하지 않겠는가. 시골 읍내에 나무를 돌보는 살림빛을 여밀 일꾼이 나타나기를 빈다. 우리 보금숲에서 나무를 품으며 즐거운 하루를 꾸준히 말을 하고 글로 펴면서 바꾸려고 한다. 마을에서 부릉부릉 안 몰고서 걷는 젊은이나 어르신이 생길 테지. 《왜요?》를 오랜만에 되읽다가 찡하다. 한참 잊고 지냈구나 싶다. 아이들은 늘 “왜요?” 하고 서슴없이 묻는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응? 왜?” 하고 되묻겠지. 아이는 “왜냐하면!” 하고 조잘조잘 참새처럼 수다를 떨 테고,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 아하! 그렇구나!” 하고 아이한테서 배울 테지. 아이들은 물어보면서 아름답게 큰다. 어른들은 듣고 배우고 익혀서 사랑으로 녹이기에 즐겁게 자란다. 아이어른은 언제나 둘 사이에 “왜요?”를 놓아야 반짝반짝 별빛으로 떠오른다.
#Why? #LindsayCamp #TonyRoss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