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2.6.
다듬읽기 256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해냄
2023.4.19.
서울 강남에서 〈최인아책방〉을 꾸리는 책집지기님이 쓴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책이름은 ‘알림글(광고 문안)’ 그대로입니다. 잘 알리고 잘 팔아야 할 적에, 어떻게 잘 알리고 잘 팔 수 있는지 스스로 살아온 길에 맞추어 들려준다고 할 만합니다. 줄거리는 나쁘지 않은데, 어쩐지 씨앗이 빠졌다고 느낍니다. 누구나 ‘알릴 길’이 있지는 않습니다. 애쓰거나 힘쓰지 않았기에 ‘못 알리’지 않습니다. 202쪽을 비롯해서 곳곳에 나오는 말마디 “조직이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처럼 일하거나 알리는 길이라면, 우리 스스로 마음을 갉고 사랑을 등지게 마련입니다. 모든 일터가 ‘마음에 들’ 수는 없다고 할 테지만, 아름답지 않고 사랑을 짓밟는 곳에서 일자리를 얻었어도 그저 온힘(최선)을 다해야 한다면, 이는 총칼나라(군사독재)가 사람들을 길들이는 틀과 똑같습니다. 싸움터(군대)도 이와 같아요. 싸워서 저들을 우리 발밑에 깔고서 이름을 드날려 돈을 거머쥐는 삶이 참으로 누구한테나 이바지할는지 알쏭달쏭합니다. 아니, 이바지할 턱이 없겠지요. 들숲바다와 풀꽃나무는 우리 눈길과 손길을 다 알아봅니다. 우리가 겉모습을 아무리 꾸민들 들숲바아와 풀꽃나무를 못 홀립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만 닿거든요. 누구나 사랑씨앗을 품고서 태어납니다. 바로 이 사랑씨앗부터 가꾸고 돌보는 길을 밝히면서 이 땅을 갈아엎지 않고서, 우리 손아귀에 이름·돈·힘을 쥔들 이런 싸움길은 그들(권력자·정부·재벌)한테는 이바지하겠으나, 우리 모두를 갉고 할퀴는 굴레일 뿐일 텐데 싶습니다.
ㅍㄹㄴ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최인아, 해냄, 2023)
이 책이 인생에서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께 가 닿기를 바랍니다
→ 살아가며 하는 일을 뜻깊게 여기는 분한테 이 책이 닿기를 바랍니다
→ 살며 하는 일을 뜻있게 여기는 분한테 이 책이 가닿기를 바랍니다
5쪽
한동안 파이어족 얘기가 많이 들렸습니다. 아시다시피 파이어FIRE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즉 경제적으로 빨리 자립하여 일찍 은퇴한다는 말의 약자입니다
→ 한동안 불꽃씨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불꽃씨란 불처럼 일해서 일찍 꽃을 피운다는 뜻입니다
15쪽
그런데 질문이 생기는군요
→ 그런데 묻고 싶군요
→ 그런데 궁금하군요
→ 그런데 모르겠군요
→ 그런데 아리송하군요
16쪽
만약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라 질문해도 도통 답이 찾아지지 않거든 질문을 살짝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
→ ‘나한테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물어도 도무지 길을 찾지 못하면 살짝 다르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 ‘나한테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물어도 영 길을 못 찾겠으면 살짝 다르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26쪽
저는 일을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일을 하면서 큰다고 여깁니다
→ 저는 일을 하며 자란다고 봅니다
27쪽
다시 일터로 나오게 된 것도, 누군가에게 혹은 어딘가에 쓰여 보탬이 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고요
→ 다시 일터로 나온 까닭도, 누구한테나 어디에 잘 쓰이기를 바랐기 때문이고요
→ 다시 일터로 나온 뜻도, 누구한테나 어디에 이바지하기를 바랐기 때문이고요
35쪽
제가 굳이 순간이라고 쓴 이유는 행복과 즐거움, 기쁨은 순간순간 느끼는 거라 생각해서입니다
→ 저는 굳이 문득이라고 썼는데, 즐겁거나 기쁘거나 문득문득 느끼거든요
41쪽
업무 경험이 쌓이자 제 일에 대한 정의도 달라졌습니다
→ 일살림이 쌓이자 제 일을 보는 눈금도 달라집니다
→ 일을 차츰 배우며 제 일을 보는 눈도 달라집니다
48쪽
이건희 회장이 한 얘기를 우리 개인들에게도 적용해 보죠
→ 이건희 님이 한 얘기를 우리한테도 맞추어 보죠
→ 이건희 씨가 한 얘기를 우리한테도 해보죠
→ 이건희 님이 한 얘기를 우리한테도 들려줘 보죠
54쪽
투자를 받아 비즈니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종래는 큰 회사로 자리잡는 거죠
→ 밑돈을 받아 일이 제자리에 오르고 이제는 큰 일터로 자리잡죠
66쪽
힘든 때는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 힘든 때는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 힘든 때는 찾아옵니다
82쪽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면 저는 이런 질문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 새롭게 일을 맡으면 이 말부터 물어보았습니다
→ 새일을 맡으면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108쪽
노력해도 기회가 잘 생기지 않고 이미 거절과 실패의 경험이 누적되어서일까요
→ 애써도 자리가 잘 생기지 않고 이미 걷어차이고 쓴맛이 쌓여서일까요
→ 땀흘려도 짬이 잘 생기지 않고 이미 거듭 밀치고 넘어진 탓일까요
126쪽
우리가 꾸준히 해온 방식으로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늘 깊은 통찰을 전해주는 분들을 모셔서 시리즈 강연과 북토크를 여는 걸로요
→ 우리가 꾸준히 해온 대로 기리기로 했습니다. 늘 깊이 이야기하는 분을 모셔서 잇달아 모임과 책수다를 열기로요
151쪽
어디에서 일하든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니 조직이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 어디에서든 스스로 살리려고 일해요. 일터가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는 잊고서 온힘을 다하지요
→ 틀이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는 대수롭지 않으니, 어디에서든 스스로 북돋우려고 온힘을 다하여 일해요
202쪽
만약 자신에 대한 다면평가 결과가 스스로의 평가보다 낮고 차이를 많이 보인다면 객관적 자기인식의 기회로 삼으십시오
→ 여러눈이 내 눈보다 낮고 다르다면 나를 차분히 바라보십시오
→ 두루눈이 내 눈보다 낮고 벌어지면 나를 곰곰이 짚으십시오
→ 온눈길이 내 눈길보다 낮고 갈리면 나를 여러모로 돌아보십시오
252쪽
산티아고 순례는 심플 라이프 그 자체였습니다
→ 산티아고 길은 그저 단출했습니다
→ 산티아고 마실은 참 수수했습니다
295쪽
저도 이 질문을 던졌고, 앞에서 언급한 배우 A와 같은 질문임을 확인했습니다
→ 저도 이렇게 물었고, 앞에서 말한 꽃님 ㄱ도 똑같이 물은 줄 알았습니다
309쪽
어머니에게서 나타난 첫 병증은 심한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문제입니다
→ 어머니는 먼저 뼈가 몹시 엉성해서 등뼈를 앓았습니다
→ 어머니는 먼저 느물뼈 탓에 등뼈를 앓았습니다
335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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