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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
  • 김성현
  • 16,200원 (10%900)
  • 2023-09-01
  • : 372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4.16.

숲책 읽기 208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

 김성현

 철수와영희

 2023.9.1.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김성현, 철수와영희, 2023)를 아이들하고 함께 읽었습니다. 전남 고흥 우리 보금자리에서는 하루 내내 새바라기를 합니다. 집에 있어도 새소리를 듣고, 새가 지나가는 날갯짓소리를 듣습니다. 마당에 서면 그야말로 새노래잔치를 철마다 다르게 맞아들입니다. 늦가을부터 늦겨울 사이에는 까막까치떼가 마당 위로 무리지어 날다가 뒤꼍에 우르르 내려앉기도 하고, 봄을 맞이하면 숱한 봄새가 갈마들면서 노래와 춤을 베풉니다.


  곰곰이 보면, 예부터 어느 고을과 고장에서든 집에서 새바라기를 했습니다. 예전 어린이와 어른은 누구나 ‘새똑똑이’였어요. 처마에 제비가 집을 짓고, 짚으로 이은 지붕 안쪽에는 참새가 둥지를 틀며, 철마다 숱한 새가 끝없이 날아다니고 오가거든요. 닭한테서 닭알(달걀)을 얻기도 하지만, 오리에 거위에 뭇새한테서 새알을 얻기도 합니다. 가을에 낟알을 쫀다고 하지만, 봄여름에 벌레잡이로 부산한 새요, 가을걷이를 앞둘 때까지도 낟알보다는 벌레를 잔뜩 훑는 새예요.


  임금과 벼슬아치와 글바치가 살던 우람집에만 새가 깃들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일하는 터전에는 새가 깃들지 않아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여느사람이 지내는 삶터에도 새가 깃들기 어렵습니다. 높다랗고 빼곡하게 들어찬 잿집에다가 쇳덩이가 온누리를 틀어막는걸요. 가지를 뻗는 나무가 줄어들고, 젓가락처럼 가지를 잘리는 나무가 수두룩합니다. 들풀이 돋을 빈터가 사라지고, 어린이는 나무타기라는 놀이를 잊어버립니다.


  누구나 새를 바라보던 지난날에는 누구나 새한테 이름을 붙여서 살가이 불렀습니다. 이를테면 ‘고니’ 같은 이름은 얼마나 고운가요. ‘참새’란 이름은 얼마나 참한가요. ‘동박새’란 이름은 얼마나 동글둥글 살가운가요. ‘딱따구리’나 ‘소쩍새’처럼 노랫가락을 그대로 옮기는 이름도 아름답고, ‘꾀꼬리’로 갈무리한 이름도 눈부십니다. 날렵하거나 매서운 ‘매’요 ‘수리’입니다. 새를 바라보기에 살림을 볼 줄 알고, 새를 등지기에 새롭게 짓는 살림하고도 등집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를 읽던 우리 집 두 아이는 ‘독수리’가 사냥할 재주가 없다고 적은 대목을 나무랍니다. 독수리는 ‘사냥’이 아닌 ‘들숲 깔끔이’ 노릇을 하는데, 사냥을 안 한다고 이렇게 적으면 독수리를 너무 모르는 셈이라고 따집니다. 이밖에 몇 군데를 놓고도 ‘새바라기’ 아닌 ‘조류 전문가’로 적은 곳이 아쉽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요, 새를 들려주니 ‘새’를 말하면 되고, ‘새’라는 이름부터 밑동을 살필 노릇입니다.


  그리고 새는 서울에 몸을 맞추지 않습니다. ‘도시화’하지 않습니다. ‘도시’라는 곳은 기껏 100해조차 안 됐습니다. 새는 ‘도시’라는 굴레가 아닌, 예부터 사람 곁에서 함께 어울리던 마을과 터전을 바라봅니다. 모쪼록 ‘새눈’으로 ‘새바라기’를 하면서, 어린이 곁에서 쉽고 상냥한 말씨로 ‘새이야기’를 적어 보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랍니다. 새를 ‘새’라고 일컬을 줄 알아야, ‘새길’을 여는 ‘새사랑’을 찾아내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새를 비롯해 생물의 이름은 나라마다 달라. 나라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14쪽)


스스로 사냥할 능력이 없는 독수리 무리. (98쪽)


최근 도시에도 야생에서 생활하는 새가 늘어났어. 이런 새들을 도시화했다고 해. (130쪽)


우리나라는 텃새에 비해서 철새가 훨씬 많아. 철새는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중요하지. (135쪽)


+


꽃의 꿀을 빨아먹는 동박새

→ 꽃꿀을 빨아먹는 동박새

37쪽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 파란하늘을 날아가는

98쪽


우아하고 아름다운 두루미

→ 아름다운 두루미

100쪽


새들의 노랫소리와 분주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 새노래와 바쁘게 움직이는 줄 느낄 수 있어

10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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