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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11.


《엄마 엄마 함께 놀아요》

 하마다 케이코 글·그림/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2005.2.25.



사름벼리 씨하고 읍내마실을 한다. 집에 있을 적에는 노래꽃을 쓸 틈을 못 내고, 꼭 이렇게 집을 떠나야 쓴다. 집에서는 집안일을 하느라 붓을 쥘 겨를을 못 낸달까. 곰곰이 생각하자니, 그동안 글바치가 돌이(남성)판일 까닭을 알 만하다. 여태 돌이는 집안일을 안 했잖은가? 집안일로 하루 내내 숨돌릴틈이 없던 순이가 어찌 붓을 들겠나. 오늘날 글순이(여성작가)가 늘어난다면, 순이가 비로소 집안일에서 손을 놓거나 집안일을 돌이한테 제법 맡겼다는 뜻이다. 글순이는 더 늘어야 할 테고, 글돌이는 붓 좀 내려놓고 집안일을 할 노릇이다. 글순이나 글돌이 모두 ‘붓하고 부엌칼하고 걸레하고 수세미하고 호미’를 나란히 쥐는 길로 나아가기를 빈다. 삶이 있어야 글감이 있고, 살림을 지어야 글빛이 밝으며, 사랑을 지어야 글씨가 정갈하다. 지난날 숱한 글돌이는 삶·살림·사랑이 없이 입발림글·겉발림글만 쏟아냈다. 《엄마 엄마 함께 놀아요》는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하고 한짝이다. 아름그림책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만 한 그림책을 못 짓고 못 엮고 못 쓴다. 아이랑 함께 놀고 살림짓고 쉬고 꿈꾸고 이야기하는 하루이기에, 곁님하고 서로 참사랑을 속삭이는 오늘이기에 이만 한 책빛을 여미지. 시골버스에서 글을 꽤 썼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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