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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16.


《친애하는 미스터 최》

 사노 요코·최정호 글/요시카와 나기 옮김, 남해의봄날, 2019.7.5.



순천으로 이야기마실을 간다. 아침 아홉 시부터 네 시간을 통으로 이야기하는 자리이다. 효천고등학교라는 곳에서 배움길을 걷는 푸름이는 어떤 마음으로 ‘네 시간 이야기벗’인 나를 기다릴까? 나는 순천사람으로 자라나는 이 푸름이를 어떤 이웃으로 여기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을까? 순천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나가서, 택시로 갈아탄 뒤로 학교에 닿는다. 학교 건물 사이에 꽃밭길이 있고, 흔들걸상이 여럿 있다. 곁에는 대나무를 반으로 갈라서 샘물이 졸졸 흐르도록 해놓았다. 아니, 고등학교 건물 사이에 이런 엄청난 꽃마실길이 있는 데가 있네? 순천으로 가며, 고흥으로 돌아오며, 《친애하는 미스터 최》를 읽었다. 일본사람 사노 요코 님을 오랜 글월벗으로 사귄 최정호 님은 1981년 어느 날 적은 글월에서 온통 독재에 군홧발로 캄캄한 이 나라가 끔찍하다고 밝히는데, 사노 요코 님은 이 쓸쓸한 한국이란 나라를 매우 새로운 눈길로 마주하면서 오랜 글월벗을 사랑으로 다독여 준다. 차분할 적에는 가없이 차분하고, 익살스러울 적에는 더없이 익살스럽다. 이렇기에 동무로구나. 이렇기에 이웃이로구나. 마음으로 사귈 줄 알기에 아름답구나. 마음으로 마주하기에 나라도 가시버시도 넘어서는 글지기로 어우러지는구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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