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국회의원 선거가 코 앞이다.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평화적 정권퇴진을 이루어내고 그 동력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과제가 주어졌고 그 과제를 이루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이제 햇수로 3년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이 사회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아니 나아지긴 했을까?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김동춘이 쓴 칼럼을 모아서 낸 이 책을 읽어보면 별반 나아지진 않은 듯 하다. 이 책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시절부터 문제인 정권 성립기까지 저자가 이 사회를 보며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서 출간한 것이다. 만일 이 사회가 많은 변화를 수용하였다면 이 책을 읽을때 과거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어야 할텐데, 지금 당장의 과제를 제기하는 느낌이다. 즉, 이 사화는 아직 적폐가 누적되고 청산되지 않고 있으며 제도적인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김동춘교수라면 이 사회를 어떻게 진단 했을까 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칼럼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이 책을 현재의 총선과 연계하여 생각하며 읽으니 답답함은 점점 더 심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통령과 여당의 인기는 회복 중이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도 정부의 행정력도 행정력이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이 방역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더불어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의 어이없는 방역대책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방역을 우수하게 느끼게 해 준것 같고, 중국에 대해 민주적이라는 대한민국의 체제 시스템을 선전하고자 하는 서방의 우호적인 시선도 한 몫한 듯 하다. )
아래 인용한 글은 난장판 국회가 되어버린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에두고 쓴 글이다. 그런데 지금 시행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용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문장이다. 물론 비례대표를 늘리고 이에 대해 소수당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연동형비례대표제도의 선거안은 '준연동형'의 기형적 구조로 변경되었고 그 기형적 구조는 위성정당이라는 유래없는 비례대표 전문(?)정당을 만들어냈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하고 다수당이 된 민주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걔혁의 길에 서겠다고 약속하고 그 길을 벗어났고 스스로가 기득권이 되어 사실상 걔혁을 저지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적폐세력과 같이 적대적 공존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쉬운 개혁은 없었다. 단순하게 정치만이 아니라 IMF이후 경제 사회적으로 발생한 양극화와 노동의 천시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경쟁적인 교육, 복지시스템의 미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고, 이 과제를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갈 정치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정치세력의 단초를 이룰 소수정당의 약진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수정당의 꼼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불리해진 상태로 또 다시 총선을 맞이해야 한다.
정치생활에서 우리가 고려하고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이 사회는 어느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동북아와 세계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치에 서 있는가, 기업국가가 아닌 사회국가로의 진로는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학술서가 아닌 칼럼이라 세부적인 방안보다 거칠고 원칙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의 계절 우리가 서있는 현 위치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많은 지침을 주는 책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으니 컬럼도 고전이 되는구나......
거대 정당의 정치독점, 지역의 일상 정치활동 부재, 51%득표한 1등만 의원이 되고 49%의 표는 사표가되는 소선거구제, 300석 중 50석도 안되는 비례대표 의석, 하향식 공천 그리고 노동자나 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세력화 등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거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 것이다-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