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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가진 사람♡
매주 화요일 퇴근길 나는 GS25에 간다. 문을 열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눈 팔지 않고 똑바로 직진이다. 혹시나 다 팔렸으면 대략 낭패다. 있다 다행이다. 그것을 번쩍 집어들고는 계산대로 달려가 3000원을 내고 통신사 카드 할인으로 450원을 기분좋게 돌려받고 퇴근길 지하철에 오른다. 아.. 이 뿌듯함이란. 이번 주는 무슨 얘깃거리가 있을까?

매주 화요일 저녁 퇴근길, 나는 이렇게 따끈따끈한 <시사IN>을 만난다.

지난 8월, EBS '다큐 여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 시사저널(현 시사IN)의 여성 기자 세 명을 알게 되었다. 그 전에 언론을 통해 언뜻 보았던 것 같기도 한데 기자들의 파업 소식에 별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 그 날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방송이 끝나고,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들을 찾아 읽고, 홈피들을 찾아 보고, <PD수첩>을 다시 보았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이끌었던 것일까?

2006년 6월 16일 시사저널 제870호에서 금창태 사장이 심야에 인쇄소에서 삼성 관련 기사 2쪽 무단 삭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편집국장을 회유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몰래 기사를 무단 삭제한 것이다. 며칠 후 편집국장이 낸 항의성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동요하는 기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이에 시사저널 기자들은 노동조합을 출범하고, 사측에 맞섰다. 협상을 계속 결렬되었고, 그들에 대한 사측의 징계는 계속되었다. 마침내 2007년 1월 5일 파업을 선언하였지만 파업 후에도 기자들의 이름이 빠진 '짝통 시사저널'의 발행은 계속되었다. 1월 22일 경영진은 노조에 직장폐쇄를 통보하였고, 그 후 계속적인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편집권 독립'이라는 그들의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파업기자 전원은 사표를 제출하고  6월 26일 시사저널과 결별했다. 지난 7월 2일,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을 출범하고 새 매체 창간 선포식을 가졌고, 9월 16일 <시사IN> 창간호가 세상에 빛을 보았다.

벌써 3개월째. 매주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가판에서 <시사IN>을 사서 보고 있다. 정기구독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내 노력을 들이지 않고 바로 손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애착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스스로 알기에 직접 사는 수고스러움을 택해 커버스토리와의 첫만남 자체를 즐기고 있다. 전 시사저널에서 썼던 기자들의 기사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기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통해 그들의 기자로서의 열정과 사명감을 보았던터라 한 명 한 명의 기자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 이제는 기사를 읽기 전 기자의 이름을 먼저 확인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일주일 동안 한 권을 꼼꼼하게 다 읽지 못할 때가 더 많지만 나에게 <시사IN>은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이다. 그 창을 통해 세상의 한 단면을 본다. 뒤집어도 보고, 질문도 해보고, 가치판단도 내려본다.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독립 언론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시사IN>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

덧, 오늘 보게될 문화면 노순동 기자의 따끈따끈한 글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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