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하늘길,을 사면서 염상섭의 채석장의 소년,도 같이 넣었다.
이문열,의 하늘길,은 이미 내가 읽었었나, 싶은 이야기였고, 채석장의 소년,은 애니 개봉 후 구해 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이 났다. 계급이 다른 소년들이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과거란 잊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기부 전단지에 보이던 어린 나이에 엄마와 아니면 엄마도 없이 채석장에서 돌을 깨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봤는데, 처음 그런 장면이 나온다. 열 두세 살쯤 먹은 소년이 더운 날 땡볕아래서 엄마와 돌을 깨고, 그 옆에는 아이들이 공을 차고 논다. 작업장과 놀이터가 분리될 수 없는, 해방 이후 복작대는 도시의 풍경이다. 전재민,이라고 불리는 여기서 전쟁은 일본이 패망한 전쟁이고, 전쟁의 재앙을 겪은 이라면 만주나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가 돌아와 몸 누일 방 한 칸 없이 돌아온 사람들이다. 돌을 깨는 소년은 그런 전재민이라, 언덕배기 방공호에 살고, 공을 차고 노는 소년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이다.
옛날을 좀 더 그럴 듯하게 상상하는 가운데, 나는 모두가 가난해서 그래도 덜 박탈감을 느끼는 시대라고, 혹은 그래도 좀 더 인간적이고 믿을 만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는 그렇지만은 않다.
모두가 가난하지는 않지만, 아예 생존이 위협받는 중이라, 다른 쪽에 눈 돌릴 틈이 없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거 같은 묘사다. 학교에는 자기 책상은 들여놓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난한 학생이 그 돈을 벌려고 돌을 깨고 있고, 가난한 엄마가 친정에 가 있는 사이에 배를 쫄쫄 곯다가 쓰러지는 학생이 있는 교실에서 2층 양옥에 맞춤 운동화를 신고, 간식거리를 사 먹을 수 있는 소년도 있는 거다.
예나 지금이나 삶은 고되고, 그 와중에도 우정이 있어 살 만해지는 어떤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재미나게 읽었는데, 아이들은 읽지 않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