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늘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당연하다. 늘 생각하니까 하고싶은 말도 많지. 왜냐하면, 늘 생각하니까이다.
나는 몇해전부터 공간에 대해 늘 생각해왔다. 살고 싶은 공간부터 시작해서 공간의 한계, 공간과 부의 상관성, 공간와 시간의 상관성, 공간과 여유의 상관성 기타등등. 그러니까 강남에 집이 있으면 부자다, 이런 당연한 명제는 기본이고, 그것과 연관되는 걸로, 돈이 있으면 내 공간을 마련할 수 있고, 돈이 더 있으면 내 공간이 좀 더 여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도 있겠다. 이건 거꾸로 말해도 참인게 되는데, 여유가 없다면 내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고, 돈이 아주 부족하다면, 내가 차지하는 공간은 고작 침대 하나뿐일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 쓰고 싶어지게 만든 책이 있는데, 그 책이 원서라 몇달간 한두장 밖에 읽지 못해서, 그 책 읽고 쓰는건 한없이 뒤로 미뤄야할 것 같다. 아, 그 글은 이 책을 다 보게되면 그 때,,라고 생각했더니 뭐, 글을 쓸 수가 없어. 그런참에 브루노 마스의 이런 노래를 우연히 가사 자막을 포함해 듣게 됐다.
아니, 뭐라고?이 노래를 처음 들어보는게 아닌데, 나는 처음 가사가 맨하탄에 집 있다는 건줄은 몰랐네? 화들짝 놀라서 가사 도입부를 가져왔다. 번역은 언제나처럼 채경이가 수고해주었다.
I got a condo in Manhattan
맨해튼에 콘도 하나 있어.
Baby girl what's happening
자기야, 무슨 일이야?
You and your ass invited
너도, 네 섹시한 몸매도 모두 초대할게.
So go and get to clapping
그러니까 신나게 즐겨 봐.
Girl pop it for me
자기야, 나를 위해 춤춰 줘.
Pop pop it for me
더 신나게 춤춰 봐.
Turn around and drop it for a player
돌아서서, 나 같은 멋진 남자를 위해 몸을 흔들어 봐.
Drop drop it for me
그래, 나를 위해 춤춰 줘.
I'll rent a beach house in Miami
마이애미에 비치하우스를 빌릴게.
Wake up with no jammies
잠옷도 안 입은 채 아침을 맞이하고,
Lobster tail for dinner
저녁은 랍스터 테일을 먹고,
Julio serve that scampi
훌리오가 스캠피 요리를 서빙해 줄 거야.
You got it if you want it
네가 원하면 다 가질 수 있어.
Got got it if you want it
정말 원하면 전부 네 거야.
Said you got it if you want it
원하기만 하면 뭐든 줄게.
Take my wallet if you want it now
지금 당장 내 지갑까지 가져도 좋아.
내가 싱가폴에 살았을 때에도 내가 사는 집은 콘도라고 불렸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콘도는 여행가면 취사 가능한 숙소인데, 외국에 나가니 콘도는 우리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아파트였다. 외국에서는 아파트를 아파트라 부르지 않고 콘도라고 부르고 있었어. 그러니 이 노래 가사에서 브루노 마스가 말하는 콘도는, 그래, 맨하튼에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 즉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자산인가, 그리고 또 얼마나 큰 매력인가. 사실 대한민국에서 집을 가진 사람의 대부분, 그리고 집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대출과 함께하지 않나. 물론 저렇게 노래하는 당시의 브루노 마스도 대출 끼고 저 아파트를 산건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그 아파트가 무려 맨하탄 이라니까? 오 마이 갓이다. 뉴욕에 여행 세 번 다녀온 사람으로서 확신할 수 있는건, 뉴욕의 물가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거다. 나는 뉴욕에서 살고자 하는 꿈을 오래 꾸었으나, 여행 몇 번으로 고이 접었다. 아, 여기서는 거주가 아니라 여행만 가능하다, 하고.
집값이야 오죽할까.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맨하탄을 사랑하고 센트럴 파크를 사랑한다. 나도, 나도! 맨하튼에 집 갖고 싶다. 맨하탄 이 아니라 맨하튼 이겠지? 뭐가 됐든, 나도 갖고 싶다, 맨하튼의 집!! 브루노 마스가 저렇게 나를 유혹해서 내가 넘어가는 거 말고,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내 집을, 맨하튼에 갖고 싶다. 나도!!
그런참에 인스타에서 뉴욕의 집을 보게 됐다. 증맬루
오마이갓
이다. 바로 이거다, 바로 이게 내가 꿈꾸는 집이야!!




하... 진짜 너무나 너무나 이곳에 살고싶다.
나는 왜, 이십년 이상 일했는데.. 정말 성실하게 일했는데, 뉴욕에 집 한 채 살 수 없는걸까?
지난번에 내가 하이닉스 167만원인가에 두 주 샀다고 했던거 다들 기억하시는지... 그걸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또 200 에 팔아버린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포모에 시달리다가 287만원에 한 주를 샀는데... 현재 하이닉스 218만원.....
이래서 내가 뉴욕에 집을 못사는건가?
나는 항상 도시에 살고 싶었고, 그리고 도시에 살면서 큰 창으로 도시뷰를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 도시가 뉴욕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로테르담이어도 좋고, 드레스덴이어도 좋다.
알라딘에 로테르담에 갔을 때 쓴 글을 뒤져보았는데, 사진이 별로 없네.. 로테르담의 숙소가,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숙소였다.


아 정말 너무 좋았었다, 너무너무....통유리창 도시뷰 크-
내가 싱가폴에서 굳이 비싼 동네 머무른 곳도 뷰 때문이었다. 맨하튼 같은 도시뷰는 아니었지만, 밤에 불을 꺼도 바깥이 환했다. 나는 그게 그렇게나 좋았더랬다. 혼자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내 침대에 누워 통창으로 보이는 바깥의 뷰가 환했기 때문일 것이다.
6개월, 내 인생의 사치스러운 한 때를 보냈다. 물론, 내 소유의 집은 아니고 월세였지만. 그것도 아주 비싼 월세... 많은 사람들의 한달 월급보다도 많은 월세... 신이시여!!

해가 질 때마다 찬란했다.

내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 여기서 내 아파트는 오른쪽이다. 저녁 무렵 걸으면 이렇게 해가 지는데, 아름다웠어..

옷 벗고 돌아다닐 때 말고는 통창 커텐을 닫지 않아서 해가 뜨고 지는걸 언제나 제때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하늘이 너무 좋았다.

저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술을 마시곤 했지. 앗, 소파에 있는 저건 내가 즐겨입던 바지.. 샤라라랑~
하-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돈을 쓴 때였다. 과장해서 내 연봉을... 저 6개월간 쓴 것 같다. 월세, 생활비, 학비.... 월세, 내가 월세를 내면서 살았다. 이 작은집, 싱가포르의 월세도 비쌌는데, 저기 저 맨하튼의 집 월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내면서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게 나는 아닌데, 그렇다면 나는 평생... 저런 집에서 살아볼 수는 없는걸까?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유대인 동료가 알려 준 이야기다. 많은 유대인이 아이가 태어나면 금반지 같은 현물 대신 현금을 모아서 아이 이름으로 펀드에 투자하고, 장성해서 결혼할 때 그 돈을 종잣돈삼아 집을 구매한다. 미국은 집값의 10퍼센트 정도만 있으면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다. 당시 좋은 집은 50만 불, 우리나라 돈으로 5억 정도했었으니 5천만 원만 있으면 집을 사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동료는 종잣돈으로 집을 사고 매달 월세를 내는 대신 은행 대출을 갚아 나갔다. 반면 나는 계약금 5천만 원이 없어서 월세를 전전했다. 당시 나는 월급의 절반 정도를 월세로 내야 뉴욕 근교에서 생활이 가능했다. 그렇게 7년을 살았다. 월세가 1백만 원 조금 넘었으니 84개월 동안 지출한 월세가 1억 가까이 된다. 만약에 내가 집을 사고 시작했다면 1억은 나의 자산으로 남았을 것이다. 반면 유대인 친구가구 입한 주택은 가격이 계속 올랐다. 나와 그 친구는 같이 시작했지만 부의 격차는 점점 더 커졌다. 월세로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월세로 사는 것은 내 부동산 자산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내 노동의 대가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대신 그 돈은 부동산을 소유한 누군가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월세는 21세기에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작농이다. 사람들은 임대 주택에서 월세로 살면서 돈을 모아 나중에 집을 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문제는 집값이 계속 올라간다는 것이다. - P271
인류 문명의 역사는 시공간 확장의 역사다. 기차를 발명해서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했고, 전화기 발명으로 내가 의사소통할 수있는 공간의 영역을 확장했다. 백 년 전 조선 시대 때 사람은 평생 마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은 더 넓은 공간을 경험하며 산다. 물론 우리가 사는 집은 최소한의 규모로 작지만, 대신에 현대인은 몇 천원 커피 값을 내고 여러 카페 공간을 소비할 수 있고멀리 해외여행도 갈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 P344
오늘 어쩐지 감성 돋는 날이네. 처절한 발라드 틀어놓고 따라 부르면서 소주 마시고 싶은, 그런 날이다. 감성 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