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나의 잘못> 시리즈를 봤다. 음, 다 본 건 아니고.
그러니까 시작은 이렇다. 인스타그램에서 한 영화의 짧은 부분을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 흥미로운거다. 여자와 남자가 키스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남자가 여자를 '주근깨' 라고 부르는거다. 나는 이 부분에서 확 끌렸다.
외국의 로맨스 소설을 읽다 보면, 여자 주인공의 신체적 특징으로 주근깨가 언급이 될 때가 종종 있다. 팔이나 어깨에 있다고 묘사되기도 하는데, 매번 남자 등장인물들은 그 주근깨에 매력을 느끼곤 했다. 최근에는 그런 소설을 읽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 주근깨가, 특히나 남자 주인공이 매력을 느낀 이 주근깨가 너무 궁금해지는거다. 니네, 기미는 매력 안느끼니? 그러고보니 로맨스 소설이든 뭐가 됐든 기미에 매력을 느끼는 건 본 적이 없네. 흐음.. 좋았어. 그렇다면 내가 써주겠다. 기미에 매력을 느끼는 남자가 나오는(?) 그런 로맨스 소설로다가.. '그녀의 기미만 보면 내 육체가 뜨거워지곤 했다... 기미란 게 이렇게 섹시한 거였나? 이제 기미 있는 여자가 내 이상형이다!'
내가 기미 있어서 이러는 것 같냐?
맞다.
아무튼, 영상의 댓글을 보니 이 영화는 <우리의 잘못> 이라는 영화라고 했다. 싱가폴에 와서 넷플릭스도 못하고 또 뭐더라, 하여간 다른건 못하고 있는데 애플티비와 아마존 프라임은 계속 볼 수가 있다. 마침 아마존 프라임에서 한다니까 좋았어, 하고 시청을 시작하려는데, 얼라리여~ 이게 <나의 잘못> 시리즈의 3편이라는거다. 흐음.. .그래? 그런데 나는 1,2 편도 안봤는데.. 걍 3편 보자. 따로 봐도 되는 이야기겠지, 하고 3편을 그냥 봤다. 하아- 그러니까, 미쳐버려.
의붓남매가 사랑하는 내용이었다. 뜨겁게 사랑하다가 아마도 여자가 다른 남자랑 섹스를 한 걸 알게된 남자가 빡쳐서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고 헤어진 것 같았다. 3편을 보다보면 그런 내용이 언급된다. 그래서 그들은 현재는 전남친 전여친 인데, 아무래도 가족이고 친구도 같다보니 자꾸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마주치면 섹스를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또 각자 만나는 사람이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환장하는 이야기이다. 하여간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그런 막장인데, 그런데 진짜 여자주인공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너무 개성있고 매력적이야.

참... 좋을 때다...
하여간 막 임신도 하고 죽을뻔한 위기도 겪고 이런 영화를 다 보고나니, 아니, 의붓남매라고? 그들이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는지 이 시리즈를 다 봐야겠군, 하고 나는 3편을 다 본 후에 1편을 보기 시작했다. 결말을 알고 처음을 보기 시작했달까. 그런데 1편을 보니까 진짜.. 나 스페인에서 못살 것 같아. 물론 이 영화만 보고 스페인 전체를 판단하면 안되는거지만, 세상에, 무슨 고등학생들이 이래 ㅠㅠ
노아(니콜 월리스) 는 17세인데 엄마가 아주 부자 남자랑 재혼을 하게 된다. 학교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어 몹시 못마땅했던 이 십대 소녀는, 새아빠랑 살러 간 집에서 의붓 오빠를 만나게 된다. 의붓 오빠는 21살로 법대생이란다. 그런데 부잣집 아들답게 맨날 술 퍼마시고 이 여자 저 여자랑 키스하고 막 그러는 걸 파티에 가서 보게된단 말이지. 나는 그런데 참 거시기한게, 이게 어떻게 그게 되는지 잘 모르겟는데, 일단 그 파티에서 한 남자가 이 여자랑도 키스하고 저 여자랑도 카스한단 말이야. 그게 그러니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그런다고. 그러면, 당신은 그 남자와 '나도 키스할래'가 되나요? 나는 그 장면 보면서, '저기서 저 남자랑 키스한 여자1이 되기 싫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 마이 갓이다.
그리고 노아는 이 새로운 곳에 이사와서 이전 학교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와 자기의 남자친구가 사귀게됐다는 걸 알게 돼서 아주 빡이쳐가지고 자기도 다른 남자랑 키스한 사진을 이제는 전남친이 된 그에게 보내고자 아무 남자나 잡아서 키스를 하는데, 이때 우리의 의붓 오빠 닉(가브리엘 게바라) 이 나타나 '그걸 내가 해주마!' 하면서 키스를 하는거다. 잠깐 키스를 하다가 '혀도 사용할까?' 이렇게 물어보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노아가 응 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갑자기 키스가 격렬해지고, 그것을 사진 찍고, 노아는 그것을 전남친에게 보내서 나는 너보다 더 멋진 남자 만났지롱~ 이런다. 참나원.
그리고 열일곱살인데 ㅋㅋ 차 몰기가 수준급이야. 비공식적 차 경기에 나가서 이겨버린다. ㅋㅋㅋ 뭐, 그럴 수도 있죠.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에 천재적이 되기도 하니까. 그런데 진짜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게, 하아, 열일곱살 밖에 안됐는데 술도 마시고 파티도 하고 섹스도 하고 그러는데, 심지어 '너는 열일곱이니까 열여덟 될 때까지 기다리자' 라고 했지만 못기다리고.. 게다가 범죄에도 연루가 되는거다. 폭력배 대장이 스피드 경기에서 진 걸 용납못해버려.. 아 스트레스.. ㅠㅠ 협박편지 받는거 말해라. 엄마한테 말 못하겠으면 오빠한테 말해... 제발 ㅠㅠ 그러다가 나중엔 폭력적인 노아의 전아빠가 나타나 노아를 납치하는데, 이때 노아랑 닉의 놀라운 운전 솜씨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당을 잡는다. 대단하다.
아무튼 새로 결혼한 노아,닉의 엄마 아빠는 이들의 관계를 용납할 수가 없다. 의붓남매니까.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단 말이지. 쟤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해, 라고 생각하면서 1편이 끝난다. 그래서 나는 2편도 보기 시작했는데,
하아- 2편은 보다가 말았다. 이게 .. 너무 어이가 없어버려.
부잣집이니까 집이 겁나 크긴한데, 하여간 노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 이제 대학 기숙사로 가야한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는 드디어 졸업했다고 다들 파티를 하는데, 교복을 태우더라. 교복을 태우면 태웠지, 그 자리에서 벗어 태워가지고 다들 속옷 차림이 된다. 니네는, 그게 괜찮아? 이번 학기 라이팅 과제가 'culture shock'인데, 저렇게 많은 학생들과 사람들 앞에서 교복을 벗어 태우면서 브라와 팬티 차림이 되는거, 그러면서 좋다고 팔짝팔짝 뛰는거, 정말 컬쳐쇼크네요..... 그리고 교복 태우지 마라. 그거 필요한 다른 사람 줘. 세상엔 옷 하나 못 사입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막 태우고 그러지마.. 너네 신난다고 자원 낭비하고 공기 오염시키고. 학교에서 뭘 배웠니, 대체.. 아무튼,
인턴십받던 닉이 노아 생일인지 졸업인지 축하해주러 왔다가 정원에서 겁나 섹스를 한단 말이야. 그러다가 닉이 노아를 새로운 집으로 데려간다. 할아버지가 선물해주신 집이래. 우리 가족이 평생 일해도 갖지 못한 집을 할아버지가 선물해줘서 갖게된 닉은, 노아에게 이렇게 말한다.
"맨날 남들 눈을 피해 정원에서 섹스하는 것도 지쳤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원에서 섹스하는 걸 왜 남들 눈을 피해 하는거라고 생각할까. 정원에서 한다고 해도 무슨 나무나 풀 울창한데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당에서 한다. 바부팅이들.. 니네 섹스하는거 니네가 알고 니네 부모가 알고 친구들이 알고 나도 알고 전 세계가 안다. 어디서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건지..
이거 책이 원작이란다. 원서는 스페인어인데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음..
검색해보니 아직 번역본은 안나왔네. 우리 채경이 말로는 이게 청소년 로맨스 소설이라는데, 그러면 영어가 좀 쉬우려나?
하- 4레벨 넘나 할 게 많아가지고 힘들다. 단어들의 폭격에 휘청인다. 열심히 외워야지, 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외우지 말자, 로 생각이 바뀌었다. 기억나면 기억하자...로.......
아 힘들다... 기미 있는 중년 여성은 학교 다니기가 무척 힘들다고 한다..... 너무 힘들어서 호텔 가서 하루 자고 올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흐름이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자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