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에 비행기를 타면 기내식을 먹는 것도 큰 기쁨이었다. 술은 뭐 말할 것도 없지. 비행기 안에서 맥주며 와인이며 마시는 것이 너무너무 즐거웠고 기대되기도 했다. 어떤 비행에서는 잭다니엘과 콜라를 달라해서 잭콕을 제조해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서서히 기내식을 좀 덜 먹게 되었다. 어떤 때에는 심지어 건너뛰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기내식을 먹고 가만 앉아서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일이 육체에 서서히 부담이 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난번 치앙마이때도 식사를 걸렀는데, 그 당시 승무원이 왜 안드시냐고 샐러드라도 드시라고 하면서 준 적이 있어 샐러드를 먹었더랬다.
슬 역시 마찬가지, 아무리 화장실이 있다지만 비행기안에서 화장실 가는게 딱히 좋지는 않아서 비행기 안에서는 요즘 술도 마시지 않고 있다. 내려서 숙소에서 마시면 되지 술에 환장했냐, 하면서 스스로 술을 참았던건데, 그래서 치앙마이 갈 때는 안마셨고, 어제 비행에서도 기내식 첫 끼에 술 대신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얏호~
사실 기내식 첫 끼도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라운지에서 비빔밥에 컵라면에 죽에.. 많이 먹기도 했고 기내에서는 가급적 먹지 말자, 가볍게, 가볍게 있자, 했던거다. 그런데!! 조금 출출해졌고, 흐음, 그러면 샐러드랑 과일만 좀 먹을까, 하면서 소고기랑 감자를 외쳤더랬다. 그렇지만 냄새를 맡으니까 조금 먹고 싶잖아요? 샐러드 후다닥 다 먹고, 과일도 먹고, 그리고 소고기도 조금 먹고, 그리고 오렌지 쥬스... 그래, 와인 안마셨으니 그게 어디야, 선방했어! 하고 먹자마자 또 기절해버렸는데,

아니, 세상에, 간식을.. 간식을 줬는데, 그게 따뜻한 핫도그인겁니다. 와- 내가 이건 못참지. 나는 개봉하지 않은 채로 승무원에게 맥주를 하나 달라했다. 핫도그를 어떻게 그냥 먹어!! 이건 맥주랑 먹어야지!!

아 꿀맛이었다.

마지막 기내식은 한국식 닭고기볶음과 양식 팬네파스탸 였는데 파스타 냄새가 너무 좋아서 파스타 시키고 레드 와인도 마셨다. 에라이~ 모르겠다~~

나는 지금 프라하에 와있다.
(힐튼 호텔 와이파이 너무... 무슨 일이니...사진이 안올라가.. 힐튼, 이름값도 못하고 와이파이 왜이럼? 이건 나중에 시간내서 따로 올릴게요-올림.)
비행기에서는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