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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차까지 달려온... 아니 어기적어기적 걸어온 은오는 지쳐버렸습니다. 맞춤법 이제 그만 보내주고 싶어요.... 그래도 다음 편이 마지막이니 힘내서 해보겠습니다. 시작!!!!!






오늘은 '주의해서 써야 할 명사'를 공부합니다. 명사는 용언과 어미와는 다르게 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진 않아요. '사이시옷' 이놈만 빼면 말입니다.



조개살인지 조갯살인지, 뒤풀이인지 뒷풀이인지, 마구간인지 마굿간인지 고민한 적 있으신가요? 이렇게 받침에 첨가되는 시옷을 '사이시옷'이라고 하는데요. 전 사이시옷을 넣을지 말지에 대해서 고민 따위 안 하고 제 손가락에게 일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사이시옷은 유독 검색하기도 귀찮더라고요. 오늘 좀 조져놔야겠어요.






일단 제1 원칙. 사이시옷은 합성어에만 나타납니다.


합성어가 뭐였죠? 단어와 단어가 합쳐져서 한 단어로 인정받은 게 합성어였습니다. 예컨대 '해'라는 단어와 '빛'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햇빛'이요. 합성어인 '햇빛'에는 사이시옷이 첨가됩니다. 반면 '해'라는 단어와 '-님'이라는 접사가 합쳐진 '해님'에는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않습니다. 단어+접사 조합은 합성어가 아니라 '파생어'거든요. 사이시옷은 합성어에만 첨가된다!




또 합성어는 한 단어라고 이미 인정받은 놈이기 때문에 사전에 실려 있다고 배웠어요. 그러니까 사이시옷이 첨가된 놈들은 어차피 합성어라서 사전 검색 시 나온다는 말입니다. 머리속인지 머릿속인지 헷갈리면 네이버 국어사전을 켜자! 검색하면 '머릿속'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만일 '머리속'도 안 나오고 '머릿속'도 안 나온다면 '머리 속'이라고 써야겠죠?






그런데 애초에 사이시옷은 왜 도입되었을까요?


합성어를 발음할 때 뒷말의 첫소리가 거세지는 현상을 철자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여기서 규칙이 하나 생깁니다.


"뒷말의 첫 글자가 거센소리(ㅊ, ㅋ, ㅌ)나 된소리(ㄲ, ㄸ, ㅃ, ㅆ, ㅉ)로 표기되어 있으면 사이시옷을 넣지 않는다"


위층 = 위+층 ('층'의 첫 글자가 거센소리 'ㅊ')

뒤뜰 = 뒤+뜰 ('뜰'의 첫 글자가 된소리 'ㄸ')


위층, 뒤뜰, 뒤풀이, 나무꾼, 코털, 뒤통수 이런 놈들은 이미 뒷말이 거센소리나 된소리로 시작하기 때문에 더 세게 발음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않습니다.






다음 규칙. "한자어와 한자어의 합성어에는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않는다"


촛점(x) - 초점(o)

제삿상(x) - 제사상(o)

마굿간(x) - 마구간(o)

홧병(x) - 화병(o)


이놈들은 한자어와 한자어의 조합이기에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않습니다.



단, 예외로 인정받은 여섯 개의 한자어가 있다고 해요.


찻간 / 셋방 / 툇간 / 곳간 / 횟수 / 숫자


네, 이놈들은 한자어 조합임에도 사이시옷이 첨가되고요. 여섯 개밖에 없으니 외우는 게 나을지도? 횟수랑 숫자는 알아서 잘 쓰고 있었으니 네 개만....




한자어+한자어 조합 합성어뿐 아니라 외래어가 포함된 합성어에도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잣집' 아니고 '피자집'이에요.






이렇게 끝...이 아니고요. 여기까지 나온 모든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두 단어가 만나는 지점의 발음이 1) 된소리로 날 때, 2) 'ㄴ'이나 'ㄴㄴ' 발음이 덧날 때에야 사이시옷을 넣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번부터 볼까요? 두 단어가 만나는 지점의 발음이 된소리로 날 때.


여러분은 '막내동생' 어떻게 발음하십니까? 막내동생? 막낻똥생? 전 '막내동생'으로 발음하거든요? 그런데 '막낻똥생'이 맞는 발음이래요. 그 말은 두 단어가 만나는 지점의 발음이 된소리로 난다는 거고, 그렇기에 사이시옷이 첨가된다는 거고, '막내동생'이 아니라 '막냇동생'이라는 말입니다.


이러니 두 단어가 만나는 지점의 발음이 된소리로 날 때 사이시옷이 첨가된다는 걸 안다 한들!!!!! 평소에 내가 발음을 다르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적용하기 너무 어렵다는 현실....




2번 볼게요. 'ㄴ'이나 'ㄴㄴ' 발음이 덧날 때 사이시옷을 넣는다.


'비'와 '물'이 더해진 합성어인 '빗물', '빈물'로 발음하죠? 'ㄴ'이 덧났어요. 그래서 사이시옷이 첨가된 거고요. '나무'와 '잎'이 더해진 합성어인 '나뭇잎', '나문닙'으로 발음하죠? 'ㄴㄴ'이 덧났습니다. 그래서 사이시옷이 첨가됐어요.






이렇게 많고 많은 규칙과 예외 들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사이시옷은 띄어쓰기 없이 붙여 쓰는 '합성어'에만 넣을 수 있다.

2. 한자어끼리 붙은 합성어, 외래어가 포함된 합성어에는 넣지 않는다.

3. 뒷말 첫소리가 거센소리나 된소리로 표기된 경우에도 넣지 않는다.

4. 위 모든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두 단어가 만나는 지점의 발음이 1) 된소리로 날 때, 2) 'ㄴ'이나 'ㄴㄴ' 발음이 덧날 때 사이시옷을 넣는다.


저는 그냥 검색하려고요. 미친 거 아니에요? 왤케 복잡함? 열받네요. 조져진 건 사이시옷이 아니라 저였습니다....






이제 넘어갈게요. 진짜 설명 별로 필요없는 명사들 보러 고고!






다음 예문에서 틀린 부분을 찾으십시오. 1번만 문장당 1개씩 4개의 오류가 있고, 나머지 문항에는 전부 오류 1개씩 있습니다.



1. 은오는 잠자냥 님과 집사2 님의 결혼 소식을 듣고 개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집사2 님이 결국 한 끝 차이로 은오를 이긴 것이다. 분노한 은오는 집사2 님에게 언젠가 꼭 되갚음을 하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다행히 진위 여부를 먼저 파악하고자 잠자냥 님의 집에 찾아간 현명한 은오는 잠자냥 님과 집사2 님의 결혼 소식이 거짓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2. 집사2 님의 어깨 넓이는 고작 15cm인 것으로 밝혀졌다.


3. 은오가 잡자냥 님을 사랑하는 이유는 너댓 개를 훌쩍 넘는다.


4. 은오는 잠자냥 님에게 빨강색 표지의 책을 선물했다.


5. 잠자냥 님은 냉정하게 굴다가도 잘해줘서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그런 류의 인간이다.


6. 염치 불구하고 잠자냥 님께 뽀뽀를 부탁드립니다.


7. 은잠 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멜로 드라마의 시청율은 무려 50%에 육박했다.


8. 은오는 잠자냥 님과 결혼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나 처량하다고 느껴 이내 오열했다.


9. 2023년, 잠자냥 님은 은오와 결혼하게 될 확률이 20퍼센트라고 생각했다. 2024년에는 30퍼센트라고 생각했다. 1년 만에 10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은오와 결혼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정답 및 풀이>


1. 은오는 잠자냥 님과 집사2 님의 결혼 소식을 듣고 개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집사2 님이 결국 한 끝 차이로 은오를 이긴 것이다. 분노한 은오는 집사2 님에게 언젠가 꼭 되갚음을 하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다행히 진위 여부를 먼저 파악하고자 잠자냥 님의 집에 찾아간 현명한 은오는 잠자냥 님과 집사2 님의 결혼 소식이 거짓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개거품 -> 게거품

한 끝 차이 -> 한 끗 차이

되갚음 -> 대갚음

진위 여부 -> 진위 (여부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 즉 'yes or no'로 대답할 수 있는 경우에만 씁니다. '진위 여부'는 '진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진이냐 위냐'이고, '당락 여부'도 마찬가지로 '당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당이냐 락이냐'이므로 '진위 여부' '당락 여부' 대신 '진위를 밝히다' '당락이 판가름 나다'와 같이 씁니다. '여부'는 '성공 여부' '합격 여부', '성공이냐 아니냐' '합격이냐 아니냐' 이럴 때 쓸 수 있겠죠?)




2. 집사2 님의 어깨 넓이는 고작 15cm인 것으로 밝혀졌다.


넓이 -> 너비 (넓이는 면적, 너비는 폭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도로의 너비', '어깨 너비'가 되겠죠?)




3. 은오가 잡자냥 님을 사랑하는 이유는 너댓 개를 훌쩍 넘는다.


너댓 -> 네댓




4. 은오는 잠자냥 님에게 빨강색 표지의 책을 선물했다.


빨강색 -> 빨강 또는 빨간색 (노랑, 빨강, 파랑 등은 이미 단어 자체에 빛깔이나 색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색'을 붙이지 않습니다.)




5. 잠자냥 님은 냉정하게 굴다가도 잘해줘서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그런 류의 인간이다.


류 -> 유 (낭만파류, 과일류, 금속류와 같이 접사로 쓰는 '류'는 '류'이지만, '그런 유의 사상' 할 때처럼 접사가 아닌 명사 '유'는 '유'입니다.)




6. 염치 불구하고 잠자냥 님께 뽀뽀를 부탁드립니다.


불구하고 -> 불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때의 불구는 이 맥락에 들어맞지 않아요. '돌아보지 아니하다'라는 의미의 '불고하다'를 써야 합니다. '염치 같은 건 돌아보지도 않고' 이런 뜻에서요.)




7. 은잠 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멜로 드라마의 시청율은 무려 50%에 육박했다.


시청율 -> 시청률 (앞단어 끝 글자의 받침이 없거나 'ㄴ' 받침인 경우에만 율, 나머지는 '률'을 씁니다. 시청의 '청'은 'ㅇ' 받침으로 끝나니까 '률'이에요.)




8. 은오는 잠자냥 님과 결혼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나 처량하다고 느껴 이내 오열했다.


내 자신 -> 나 자신 ('내 자신' '제 자신'은 틀린 표현입니다. '나 자신'이고 '저 자신'이에요. 소유격으로 바꿔서 쓸 이유가 없습니다.)




9. 2023년, 잠자냥 님은 은오와 결혼하게 될 확률이 20퍼센트라고 생각했다. 2024년에는 30퍼센트라고 생각했다. 1년 만에 10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잠자냥 님은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은오와 결혼하게 되리라고 예상했다.


퍼센트 -> 퍼센트포인트 (2023년에 20퍼센트, 2024년에 30퍼센트가 되었다면 더해진 10이 20의 절반이므로 50퍼센트 상승한 것이고요. 10퍼센트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100명 중 20명이 100명 중 30명으로 늘어난 것은 10명, 즉 50퍼센트가 늘어난 거니까요. 수출량이 50%에서 60%로 늘어났다면, 퍼센트로는 20%, 퍼센트포인트로는 10%p 늘어난 것이겠죠?)






오늘도 페이퍼의 마무리를 책임져 주는 우래기!






진짜진지하고간절하게푸바오볼따구한번만만져보고싶다......






요만했던 애기가






이렇게 컸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지 않나요? 우리 애기를 보고 성장이란 정말 아름다운 것이로구나 하고 있어요. 흑흑....





그래도 여전한 아기 얼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근 짱 좋아함. 영상 보면 진짜 먹다가 저렇게 눈 커지는데 너무 귀여워요. 당근이... 그렇게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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