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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
  • 로저 E. 올슨
  • 45,000원 (10%2,500)
  • 2021-01-21
  • : 1,292

로저 올슨,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

“교리와 신학은 계시와 성경에 입각하여 자신을 끊임없이 비판해야 한다. 교리와 신학은 항상 상대적이고, 유한하며, 부분적이다.”
- 후스토 곤잘레스

“그러므로 교의의 내용과 진리는 교회의 합의에 근거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서의 실제 내용에 대한 인식이 그 합의를 불러일으킨다. … 하지만 그 합의는 항상 계속해서 갱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서의 실제 내용의 특성 및 진리성과 관련된 성서 해석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수천 년 전 고대 근동에서 시작된 한 종교가 수많은 역사적 과정을 거쳐 20세기 한국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바로 개신교입니다. 개신교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대인의 종교운동은 유럽으로 확산하고, 가톨릭·정교회 등으로 발전하고 종교개혁을 통해 개신교로 이어졌고, 유럽을 통해 미국에서 형성된 개신교가 한국에 전해졌습니다. 보통 우리는 교리를 배울 때 이것이 성서와 사회적 맥락 속에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못하지만, 탁월한 교회사학자 후스토 곤잘레스나 20세기의 신학자 판넨베르크가 지적하듯, 하늘에서 떨어진 것만 같은 교리 역시 끊임없이 변화해왔습니다. 현대의 도래는 인간의 삶에 유례없는 변화를 초래했고, 기독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책,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는 현대화가 초래한 급격한 사회적 변동 속에서 기독교와 기독교 신학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근대 속에서의 현대신학의 여정(원제: The Journey of Modern Theology)을 그려내는 책입니다. 책의 저자는 신학자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는 로저 올슨입니다. 로저 올슨은 이미 한국에 친숙한 저자입니다. 그는 복음주의 전통에 있는 신학자로, 이미 <20세기 신학>, <신학 논쟁>,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었습니다. 그는 정확하면서도 쉬운 언어로 신학을 풀어내는 이야기꾼인데, 그런 장점은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만큼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많은 정보량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이야기할 때는 로저 올슨이 작고한 스탠리 그렌츠와 쓴 <20세기 신학>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올슨이 공저한 <20세기 신학>은 내재와 초월이라는 고전적인 신학적 범주를 통해 20세기 신학을 조망했습니다. 그 책의 개정을 고려해서 쓴 이번 책은 내재와 초월이 아닌, 현대성에 대한 반응을 중심으로 신학을 서술합니다. 계몽주의의 토대 위에 합리주의, 회의주의, 과학주의, 세속주의, 역사주의, 낙관주의, 인간중심주의 등으로 나타난 현대성의 결과는 전통사회 위에 형성된 “전통적 기독교”를 서서히 침식해가는 산(酸, acid)이 되었습니다. 올슨은 현대성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혹은 중재하든 이 거부할 수 없는 변화에 반응하는 일군의 움직임을 현대 신학으로 정의하고 논의를 이끌어갑니다.

올슨은 현대성을 출현부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난 19세기 신학의 변화를 상세하게 서술합니다. 보통 이런 내용은 쉽게 읽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올슨은 비교적 쉬운 언어로 이 변화를 읽어냅니다. 현대성이 전통적 기독교에 도전하고, 이로 인해 현대성을 통해 기독교를 재구성한 자유주의 신학, 그에 방어한 근본주의 신학, 또 이런 대립을 극복하기 위했던 중재신학을 물론이고, 신정통주의 신학의 등장 그리고 20세기 이후의 등장한 복음주의, 해방신학, 여성신학, 포스트모던 신학 등 여러 신학의 갈래를 포괄적으로 설명합니다. 서술의 범위가 단순히 개신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까지 포함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 현대 신학의 여정은 현대성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시작되어, 현대성을 해체하는 신학에 다다르게 되는데 올슨은 이 여정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한국어로 된 현대신학 책 중에 가장 교과서적이며, 서술의 범위, 방식을 고려했을 때 가장 뛰어난 개론서라고 생각합니다. 올슨은 대상 독자를 목회자, 신학생과 성도로 설정합니다. 그만큼 친절합니다. 그러면서도 정보량이 많아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또 이 책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아마 제가 교회에 다니던 몇 년 전에 이 책이 나왔다면 독서모임 하면서 여럿이 읽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의 유익은 신학적 사고를 확장하고 풍성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기독교의 전통은 넓고, 깊으며, 동시대적이기도 합니다. 그런 유익과 흥미를 가진 독자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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