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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kitchen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기 전 옛집의, 넓던 마당 중앙의 샘에는 펌프가 하나 있었다. 그 펌프의 몸속은 평상시엔 메마른 상태로 있다가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로 붓고 물을 퍼올리면 깨끗한 지하수가 펌프질에 따라 콸콸 쏟아져 내렸다. 펌프질을 멈추고 펌프의 몸 속을 들여다 보면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물들이 반 넘어 차 있었다. 그러다 한참을 사용하지 않으면 들어차 있던 물이 아래로 다시 쑤욱 빠져 펌프 속이 비어버리곤 했다.

불의 검을 읽고 있는 내 속이 지금, 마중물을 맞은 그 펌프와 같다. 눈물이 차올라 참아내기 힘들 정도이다.

(예전 <댕기>를 사 봤을 때도 우리 자매들이 가장 기다렸던 것이 바로 [불의 검]이었다. 그러나 이후에 일본 만화들을 접하게 되면서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비발샘의 페이퍼에서 접하고 그 길로 바로 주문해서 오늘에야 책을 받게 되었다. 지금 3권을 읽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와서 더이상 가게에 앉아서는 못 읽겠다. 우는 중에 손님이라도 들어와버리면 이게 무슨 쥐망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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