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도넛 사고 남은 돈으로 만든 서재

세월이 하수상하여...제목에 '북'자가 들어가게 써놓고 잠시 소심해 했다.

하여튼, 사전 코너에 들를 때마다 혀를 끌끌 찼었는데 이제 좀 좋은 책이 나왔다.
일단 책이 정갈하다. 글씨체도, 그림도. 보기에 편하다.

책 부제에 써놓은 것처럼 북녘에서 쓰는 말들도 들어있다. 이제 수십년씩 갈라져 살다보니 전혀 말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걱정에서 한 시도인 듯. 그런데 내가 평생 살아봐야 북녘 말 써먹을 일이 있겠나 싶어 심드렁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게 너무 재미있는 거다. 사전을 단행본 읽듯이 죽죽 넘겨가며 푹 빠져 읽었다.
북녘 말은(슬프게도) 참 순우리말 보존이 잘되어 있었다. 맛깔진 발음에 귀여운 의태어나 의성어가 어쩜 그리 많은지. 유행어처럼 바로 써먹고 싶은 충동을 이기기가 힘들었다.
지금 한국에서 쓰고 있는 쓰잘데 없는 외래어들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낱말들이 수십개씩 보인다. 눈이 확 뜨이는 느낌? 초중등 학생만 보기는 아깝지 않은가 말이다.

만약 이 책이 많이 팔려서 잘 알려지게 되면, 다른 분들과 이야기하며 '내가 찾은 제일 예쁜 말' 놀이라도 하면서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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