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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본 쟁탈전
  • 주제 사라마구
  • 13,320원 (10%740)
  • 2007-01-29
  • : 292

책을 사는 것과 읽는 것은 같은 행위가 아니다. 그랬기에 나는 6년 전에 책을 사고 지금에서야 책을 읽었다. 엄밀히 말하면 위의 문장은 사실이 아니다. 6년 전에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다 읽지 못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초반부의 진행에 질려 이내 책을 덮었다. 그 뒤로 책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 뒤 나는 다시 책을 열었다. 6년 늙은 내가 6년 동안 고립되었던 책을 다시 펼쳤다. 시간은 약이다, 라는 흔한 경구는 독서에도 적용된다. 6년 전 나를 질리게 만들었던 초반부의 진행은 여전했다. 그러나 내게는 그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지루하게 사는 데 익숙해져 있던 터라 그 정도의 지루함은 능히 이길 수 있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책을 다 덮은 후 나는 주제 사라마구가 이 책을 무척이나 즐기면서 썼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물론 그가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 나는 모른다.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니. 그러나 나는 늙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인 이 책을 읽으면서 - 해설 따위는 잊으시길. 이 책은 고집 센 남자, 세상을 교정하고 싶어하는 늙고 고집 센 남자의 기괴한 사랑 이야기이니 - 어쩔 수 없이 주제 사라마구의 개인적 삶을 떠올렸고, 그가 이 책을 쓰면서 삶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올라서는 쾌락을 적지 않이 즐겼겠구나 하고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찌해야 하나? 여전히 시간이 많은 나 또한 나 만의 한양 쟁탈전이라도 써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선 내 삶부터 교정을 봐야 하겠지만...... 늙은 교정자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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