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 카버에게 소설을 가르쳤던 존 가드너의 소설이다.
그러나 카버의 소설과 그의 소설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살았던 삶은 놀랍도록 닮았다. 비극소설의 결말을 몸으로 그려낸듯한 삶들.
역자의 친절한 해설마따나 이 소설은 읽기 나름이다. 저마다의 생각으로 그렌델을 그리며 읽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독법이 될 듯. 어찌 되었건 신랄한 독설의 향연을 즐긴다면 필독하셔야 할 듯.
먼 옛날 신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우습게도 지금의 정국을 예언하는 듯한 구절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을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
... 몇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경찰이 움직입니다. 국경이 위험하다면 군대가 일어섭니다. 공권력은 모든 국가의 생명이자 영혼입니다. ... 국가는 폭력기관입니다. 합법적 폭력이라 불러주면 반기는 독점적인 폭력기관이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