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투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daljasee 2018/04/0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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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하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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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16-02-25
: 3,317
세상의 표면을 뒤덮고 있는 수억만 개의 얼굴들.
나의 얼굴, 당신의 얼굴, 그리고 누군가,
당신이 결코 알 수 없을 어떤 인물의 얼굴.
어쩌면 자연은 우리에게 속임수를 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모든 걸 유지하기 위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연은 낚시질을 시작한다,
망각의 거울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들을 건져 올리기 위해.
- ‘부산한 거리에서 나를 엄습한 생각’ 중에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낯선 이름의 폴란드 시인의 시와 생애를 읽는다. 그것들이 너무나 좋아서. 어느 미래에는 과거에 사용했던 나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이었으면, 혹은 그녀의 얼굴이 나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산한 거리에서 나를 엄습한 생각 - 여든이 넘은 나이에 그녀는 이런 시를 적었다. 어느 미래에서 나는 그녀처럼 늙고 투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그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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