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흐흐. 책 이야기가 아니다. 책이야, 살까 말까 할 땐 사는 게 맞는 것일 테고 (아멘...).. 반려식물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개를 키워봐라 고양이를 키워봐라 할 때는 꿈쩍도 안 하다가 최근에 식물 키우는 재미가 생겨 버렸다. 식물은,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나한테 뭘 해달라고 칭얼대지도 않고 돌아다니면서 번거롭게 하지도 않고.. 사람의 이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참으로 정적인 반려물이라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말을 못하니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언제 통풍을 해줘야 하는지 언제 햇빛에 내놔야 하는지를 내가 판단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지난 겨울에 한참 추울 때, 그냥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유명을 달리 하려 하는 식물이 생겨서 마음이 좋지 않다. 한창 푸르르게 잘 자라던 아이였는데 추웠던 밤이 지나고 시들시들해지더니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그래서 보다 못해 깔끔히 가지치기를 해주고 까까중한 모양으로 만든 후 열심히 물 주고 햇빛에 내놓고 해서 살아나기만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나의 느낌 아닌 느낌에는 아직 살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다음 겨울부터는 추위가 닥치면 베란다에 놓인 것들을 안으로 들여야지, 결심 또 결심하는 중.
암튼 내가 가지고 있는 식물은 중간 크기 2 개와 작은 크기 4 개 (돌아가시려고 하는 식물도 포함이다. 아직 안 돌아가셨으니)다. 보고 있자면 뭐랄까 좀 허전하고, 이제 봄도 되는데 싱싱한 친구들을 들여오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키우기 쉽고 모양도 그럴싸한 식물들이 꽤 되어서 고르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물건 사는 것에 그다지 재빠르지 못한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이걸 사도 괜찮을까. 집에 짐만 되는 건 아닐까...
물건 사는 것에 느린 건 나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집 이사 온 게 3년전이고 그 때 거실에 예쁜 스탠드 조명을 놔야지 했었다. 고르고 또 고르고.. 가격과 디자인과 등등을 고려하면서. 역시 내 맘에 드는 게 하나 있었으나.. 난 그걸 골라만 놓고 고민하다가 2년 지나서 샀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징하다.. 싶을 정도로 물건 사는 게 쉽지 않은 비연인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거창하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뭐 그런 게 아예 아닌 건 아니지만, 어쨌든 물건 사는 것 자체를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건 맞는 것 같다. 최근에 침대 협탁 하나 구매한 것도 일 년은 고민한 듯 싶다. 책만 번개처럼 사대지..;;;;
암튼 봄이 오고 있다. 집이 남향이라 햇살이 정말 예쁘게 따스하게 비춰서 참 좋다. 그 빛 속에 반려식물 몇 개를 구입하여 놓아야겠다. 이번에 늦지 말고 봄에 사야지. 나중에 사진 한방 찍어 올리겠나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반쯤 읽었는데, 놀랍다! 19세기에 쓴 소설이 맞냔 말이다. 이후 많은 소설들에 영감을 준 이 소설을 제대로 찬찬히 읽어보노라니 아 정말 놀라운 소설이구나 싶다.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는, 최근에 이 쪽에 관심이 많아지던 차에 블랙겟타님이 읽고나서 올린 페이퍼를 보고 구입해둔 것이다. 법학자의 관점에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어 보인다. 얻는 게 많다. 계속 이 쪽으로 책을 읽어나갈 생각으로...잔뜩 사둔 책들이.. 늘 날 째리고 있다.
여성주의 함께 읽기 3월 책이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아악. 거의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하드커버 장정이다. 선행은 금물, 이기에 식탁 옆 아일랜드 탁자 위에 얌전히 놓아두기만 했는데 볼 때마다 그 두께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3월에 좀 바쁠 예정이라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도 읽어야지. 빨간책을 보니 이 책도 생각난다.
같은 빨간색 책이라 같이 두면 예쁠 것 같고 (하하) 내용도 좋아 보인다. 아직 사진 않았으나 다음 구매 목표인 책.. 그러니까 3월의 구매 목표라는 뜻. 2월 구매는 마감했습니다...
3월에는 내게 작은 변화가 생긴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학교로 잠시 갔었는데 다시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서 3월 3일부터 출근이란 걸 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둘 때는 다시는 회사 생활을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었고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생활에 만족하며 지냈기 때문에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었다. 여러가지 상황과 내적 갈등 끝에 가기로 결정을 했고 그렇게나 싫어하던 출근을 다시 하게 되었다. 이번엔 좀더 중책(?)을 맡게 되어서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해일처럼 밀려오지만, 이왕 결심한 거 잘 해내야지 매일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지만, 짬짬이 읽어내자, 뭐 이런 생각도 하고 있고.
오늘 정월대보름이다. 다들 오곡밥에 나물 드시고,.. 보름달 보며 소원도 비시고. 백신접종도 오늘부터 개시했으니 더 좋은 날들만 있으리라 기대해보면서. 일하러 휘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