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노벨 문학상 발표 직전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는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로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의 배당률을 6배에 배팅 했고 그 다음으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배당률은 7배에 배팅 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라는 이름이 스웨덴 한림원에서 호명 되는 순간 그에게 1만 원을 걸었던 사람은 7만 원을 받았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을 처음 시작한 1901년 이래로 지금까지 총 49명의 여성들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역대 남성 수상자들과 비율로 비교 하면 여성 수장자 비율은 남자의 5.6%에 불과하다.
10월 5일에 발표한 생리의학상은 칼 다이서로스·페터 헤게만·게오르크 나겔 공동수상으로 수상자 모두 남자다.
생리의학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는 1947년 글리코겐 대사 경로를 발견한 거티 코리 1983년 전이성 유전자 발견으로 공동 수상이 아닌 유일한 여성 단독 수상을 한 바버라 매클린톡이 있다.
2023년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커털린 커리코가 공동 수상했고 , 2025년 면역 관용 연구 성과로 메리 브렁코가 수상했다.
각 수상 대상자는 분야별로 차이가 있는데 경제학 분야에서 3명만 여성 수상자가 나왔을 정도로 수상 비율이 가장 낮은 반면에 노벨 평화상 분야에서 20명의 여성 수상자를 배출 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 하고 있다.
문학상의 경우 여성 비율이 12.5%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여전히 노벨상 수상 성비 불균형은 심각하게 한쪽 성별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매년 노벨문학상에 여성 작가들이 상을 받는다 해도 앞선 세기에 줄창 남성 작가들이 상을 독식했던 비율을 따라 잡지 못한다.
철저하게 후보작 선정 과정 부터 심사까지 베일에 쌓아 놓고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노벨상 주최국이자 위원회인 스웨덴 한림원은 최종 수상자가 발표 된 지 50년 동안 심사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세기 전에 수상한 작품들을 둘러싼 심사 과정들이 최근에야 공개 될 정도로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고수 하고 있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지금까지 일부 공개 한 바에 의하면 노벨 수상자가 발표된 10월을 지나서 11월 부터 차기 노벨 문학상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전 세계로 발송한다.
노벨측으로 부터 추천을 요청 받은 이들은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과 각국가의 문학·언어학 교수, 각국 작가협회장 등 수백 명에 달한다.
이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5명의 후보를 추려낸 노벨 문학위원회는 6∼8월 최종 후보자 5명의 작품을 낭독하고 평가하고 나서 9월엔 각 후보자의 문학적 기여와 강점을 두고 토론을 벌인다.
10월 초에 최종 후보 투표를 실시하고, 여기서 과반을 득표한 인물이 수상자로 확정된다.
전재 산을 사회에 기부한 알프레드 노벨은 유언에서 ‘수상자의 국적과 상관없이 가장 가치 있는 인물에게 상을 수여 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문학 분야에서 동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8차례 수여 되어 상을 받은 사람은 122명으로, 제 1·2차 세계대전 기간에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역대 수상자들 중에서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이 받았다.
그동안 수상자들 중에서 성취한 업적에 대한 것 부터 자질까지 논란이 되었던 수상자들이 있었다.
노벨 문학상에서는 실제 심사 과정에서 국가적·정치적 요소가 많이 고려 되는데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리고 국가가 나서서 수상을 거부 했던 러시아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를 비롯해 미국 팝 가수 밥 딜런까지 문학적 의미에 정치적 의미가 포함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동시대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룬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해서 수 많은 여성 작가들도 수상을 하지 못해서 그동안 노벨 문학상은 성취에 대한 ‘보상’ 보다 덜 알려진 작가에 대한 ‘격려’같은 의미로 낯선 이름의 작가들에게 상이 수여 되기도 했다.
2024년 한강 작가가 수상했기에 대륙 안배 차원에서라도 동북아 출신 작가들의 수상은 배제 될 것이라는 예측도 이번에 맞아 떨어졌고 인공지능 보다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의 적중률이 더 정확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종말론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강렬하고 선구적인 작품 세계를 펼쳤다며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954년 헝가리 줄러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 공부를 마치고 1985년 '사탄탱고'로 데뷔했다.
<사탄탱고>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시월의 아침 끝없이 내릴 가을비의 첫 방울이 마을 서쪽의 갈라지고 소금기 먹은 땅으로 떨어질 즈음(이제 첫서리가 내릴 때까지는 온통 악취 나는 진흙 바다가 펼쳐져 들길로 다니기도, 도시로 가기도 어려울 터이다), 후터키는 종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1980년 부패할 대로 부패해 버린 공산주의가 붕괴되어가던 헝가리의 어느 집단 농장은 이미 해체되어 마을 곳곳마다 가난과 불신의 늪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1년 반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이리미아시가 마을로 돌아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한 때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녔던 그가 가을 장마가 시작 되는 10월에 마을로 귀환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절망적인 삶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꿈에 부풀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와 보이지 않는 거미들이 친 거미줄에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농장이 붕괴 되어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 앞에 나타날 이리미아시는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구세주일까?
지리 멸렬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쳐 대는 인간의 모든 노력이 결국엔 실패로 돌아가 끝내 가난과 굶주림의 쳇바퀴에 다시 포박 되는 과정을 그려낸 <사탄탱고>는 출간 된지 반 세기가 지난 후인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았다.
복잡하면서도 모호한 의식 상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장에 마침표 대신 쉼표로 찍어 놓는 작가의 독특한 문체는 번역가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다.
두 번째로 출간한 <저항의 멜랑콜리>라는 작품은 첫 페이지 부터 길고 긴 문장으로 시작한다.
티서강 제방에서부터 저 멀리 카르파티아산맥 발치까지 뻗어 있는, 남쪽 저지대의 얼음에 뒤덮인 단지들을 연결하는 여객 열차는 불행하게 제 발부리에 자꾸 걸리는 철도원의 애매한 해명이나 불안스레 기차역에서 가다 서다 허둥거리는 역장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올 생각을 안했기에 (‘그것 참, 연기처럼 다시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나….’ 철도원은 떨떠름한 표정을 구기며 어깨를 으쓱했다) 딱 이런 ‘비상’용으로 건사하고 있던, 오로지 두 대로 이뤄진 나무의자 객차를, 한물가고 영 시답잖은, 진짜 마지막 방책으로만 사용되는 424 기관차와 맞걸어 운행에 들어갔다. 하릴없이 동쪽행 기차 편을 기다리던 지역민들은, 지켜지지도 않고 그조차 어림잡은 것인 시간표에 따르면 비록 한 시간 하고도 삼십 분 지연되긴 했으나, 이를 무관심과 속수무책의 체념이 섞인 모습으로 받아들이고서 기다리다, 마침내 지선을 따라 오십 킬로미터쯤 더 간 그들의 종착역에 도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항의 멜랑콜리 중에서
1987년 독일 동독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중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을 목격한 작가 라슬로는 어디에서든 글을 쓰는 순간 그 곳이 고향이 되고 집이 된다며 그동안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중국, 몽골, 일본(교토), 미국(뉴욕)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은 러시아의 고골과 독일의 카프카 그리고 미국의 허먼 멜빌과 비견 되는 작가다.
노벨상의 달 10월은 아침 저녁으로 부는 차가워진 바람막이를 책 병풍 삼아도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