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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단편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캐나다 태생의 작가 앨리스 먼로라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음과 같다.

20세기 현대 단편 소설의 대가

20세기 여자 체홉

진정한 이야기꾼

언어의 연금술사

​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 윙엄에서 여우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앨리스 먼로는 10대 시절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던 문학 소녀였다.

웨스턴 온타리오대학 영문과 재학 중 단편 '그림자의 차원'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한 앨리스 먼로는 대학 동기와 결혼 후 학교를 그만 두고 남편의 고향에 서점을 경영하며 세 아이를 낳는다.

육아와 서점 경영을 하는 중에도 틈틈이 글을 썼던 앨리스 먼로는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 당한 끝에 1968년에 첫번째 단편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발표 하면서 작가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 했던 캐나다 문학계에서 앨리스 먼로의 단편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 도시와 지방, 욕망과 규칙, 현실과 이상, 도덕과 자유 사이에서 번민 하고 갈등하고 갈망하는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첫번째 단편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앨리스 먼로는 작품 활동하는 내내 총독 문학상을 모두 세 차례 받으며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 하면서 전 세계 단편 소설 작가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고 2012년 13번째 단편집 <디어 라이프> 출간 이후 절필을 선언 한 앨리스 먼로는 2013년 마침내 전 세계 작가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 중에서 장편이 아닌 단편집으로 수상 한 앨리스 먼로는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고 성취 할 수 있는 모든 영광과 스포트라이트를 한번에 받은 전무후무한 작가였다.

노벨상 발표 당시 고령의 나이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앨리스 먼로는 2013년 수상식 자리에 그녀의 딸이 대신 참석해서 메달을 받고 수상 소감을 발표 했다.

앨리스 먼로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치밀할 정도로 균일한 완성도와 작품의 깊이를 갖춘 작가로 오랜 세월 함께했지만 소통이 불가능한 결혼 생활, 우연한 인연이 남기고 간 상처를 뒤돌아보며 흘리는 눈물, 사회와 가정이라는 도덕적 규범과 암묵적 관습과 도저히 벗어나기 힘든 운명적 굴레의 수레 바퀴 아래 깔린 채 현실의 숨 막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여성의 삶을 섬세한 필체로 그렸다.

캐나다의 여성 체홉 또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고 있는 앨리스 먼로는 2024년 5월 9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작가가 타계한 지 두 달 후 2024년 7월 미국 뉴욕 타임스가 21세기 베스트 북 100권 리스트에 올라가면서 앨리스 먼로를 둘러싼 충격적인 사건이 수면에 등장했다.

 

1951년, 대학교 1학년 때 결혼을 한 앨리스 먼로는 첫째 딸 셰일라를 낳고 나서 학교를 그만두고 둘째 딸 캐터린은 신장이 기형으로 태어나서 이틀 만에 사망하고 이 년 후 셋째 딸 제니를 낳는다.

1963년 학업을 마친 남편이 서점 경영을 시작하고 2년 후 막내 딸 안드레아가 태어난다.

막내 딸이 태어났던 시기 부터 서점은 장사가 잘 되어서 대 도시 빅토리아로 옮기고 회사 이름을 먼로 서점이라고 바꾼다.

먼로 서점은 캐나다 내에서 유명한 도서 유통 판매 회사로 규모가 큰 사업체가 되었지만 부부 사이에 균열이 생겨서 1972년에 두 사람은 이혼한다.

이혼 후 앨리스 먼로는 고향 온타리오주로 돌아가서 서부 온타리오 대학에서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시에 들어가 창작 활동과 학업을 동시에 이어나갔다.

1976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앨리스 먼로는 같은 대학의 지리학과 교수 제럴드 프레민과 재혼한다.

이후 작가로 명성을 얻은 앨리스 먼로는 두 번째 남편 프레민이 세상을 떠나기 전인 2013년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 했다.

여기까지가 세상에 알려진 작가 앨리스 먼로의 이력이다.

 

2024년 뉴욕 타임스는 기성 작가들과 평론가들이 추천한 100권 중에서 독자들이 10권 씩 투표 한 결과를 바탕으로 21세기 베스트 북 100권 리스트를 발표 했고 그 리스트에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이 올라갔다.

이 리스트가 발표되는 시점에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에 앨리스 먼로 딸의 충격적인 이야기가 게재되었다.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에 게재된 기사에 따르면 1976년 40대였던 어머니 먼로의 집을 방문했던 9살 짜리 막내 딸 안드레아가 50대였던 의붓 아버지 프렘린의 집을 방문했을 때 프렘린이 자신이 자던 침대로 올라와서 처음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이 실렸다.

막내딸 안드레아는 이후 몇 년 동안 의붓 아버지 프렘린에게 강제로 차에 태워졌고 그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며 성적으로 괴롭혔다.

어린 여자아이를 상대로 성적 학대와 성폭행을 즐겼던 프렘린은 의붓딸 안드레아에게 엄마 앨리스 먼로의 기이한 성욕에 대해 떠벌렸고 자신이 좋아하는 이웃집 어린 여자아이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악마였다.

의붓아버지 프렘린은 먼로의 딸 안드레아가 10대가 되면서 관심을 잃기 시작했고 안드레아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엄마 먼로는 딸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나서 ' 무슨 일이 일어났든 그것은 나와 내 의붓아버지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고는 자신의 단편에서는 의붓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드레아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과 성적 학대 휴우증으로 폭식증, 불면증, 편두통에 시달리는 동안 엄마 먼로의 명성은 점점 더 높아졌다.

결국 딸 안드레아는 2000년대 초반 먼로가 자신의 두 번째 남편 프렘린을 '용감한 인물'이라고 묘사한 잡지 인터뷰를 읽고 경찰에 신고하고 2005년 당시 80세였던 프렘린은 온타리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

법정에 선 의붓 아버지 프렘린은 오히려 의붓딸 안드레아가 자신을 유혹 하고 침실에 침입했다고 법정에서 주장하며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다.

의붓딸 안드레아를 성폭행 한 과거 범죄 이후 몇 차례 다른 여자 아이에게 저지른 범죄 혐의가 발견되었지만 온타리오 법원은 프렘린이 고령인 나이를 고려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정 분쟁과 소송으로 번진 이 모든 사태를 지켜 보았던 작가 앨리스 먼로는 딸 안드레아에게 일말의 사죄나 사과는 커녕 자신의 딸이 마치 두 번째 남편 프렘린과 불륜을 저지른 것처럼 격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기자들 앞에서 그녀는 문학적인 언어로 평생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딸을 향해 태연하게 이런 말을 남겼다.

'너무 늦게 알게 되었구나. 하지만 난 그를 너무 사랑하고 있어.

욕구를 억누르고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부모에게 무언가 보상 받을 것 기대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일어났든 의붓아버지 사이에서 일어난 일일 뿐 나와는 상관 없다.'

그녀는 법원 판결 이후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서 잠시 프렘린을 떠났다가 다시 프렘린 곁으로 돌아와 2013년 그가 숨질 때까지 곁을 지키며 부부 생활을 이어갔다.

캐나다 국민 작가로 추앙 받고 있는 앨리스 먼로의 전기를 집필한 작가 조차 두 번째 남편이 막내 딸을 지속적으로 성폭행 했던 걸 은폐 했고 작가의 에이전트들도 철저하게 작가의 사생활이라고 함구 해 왔다.

최근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앨리스 먼로는 2013년 절필 선언 무렵부터 2024년 숨질 때까지 10여 년동안 치매를 앓아서 2013년에 노벨상을 수상 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 하지 못했고 가족의 이름이나 얼굴 조차 깡그리 잊어 버렸다.

현대 단편 소설의 대가의 문학적 상상력은 가족의 어둠과 상처 속에서 태어났던 것일까?

2013년 그토록 사랑했던 두 번째 남편이자 변태 성욕자인 악마 프렘린이 세상을 떠난 후에 발표한 <디어 라이프>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 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 중에서

거의 모든 전세계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다른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일만큼 끌렸던 것은 없었고, 그러니 내 삶에는 다른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앨리스 먼로가 남긴 작품 속 인물들은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젊은 여자, 루게릭병을 앓는 남편, 알츠하이머병에 접어든 아내 등 제각각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있었다.

작가는 이 모든 사람들의 삶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이 성적 학대와 성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선 너와 의붓아버지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선을 긋고는 마치 자신의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여자로 대했다.

문학은 인간의 상처 곁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

​

알 수도 없고, 물어서도 안 된다…….

내 앞에 그리고 너의 앞에 어떤 운명이 가로 놓여 있는 지를

-앨리스 먼로(193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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