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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able feast

역대 노벨 문학상에서 여성 수상자들은 총 17명으로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1909년 스웨덴의 여류소설가 셀마 라게를뢰프(1858~1940)다.

셀마는 교사로 활동하던 1885년 고향인 베름란드의 제철소 주인과 소지주들의 생활상을 연대기 순으로 서술한 첫번째 소설 '예스타 베를링의 이야기'를 발표하며 1890년대 스웨덴 낭만주의 부흥운동에 큰 기여를 했다.

1909년에 셀마가 수상한 이후 17여년 동안 남성에게 문학상이 수여 되다가 1926년 이탈리아의 소설가 그라치아 델레다가 여성으로 두 번째 수상을 했다.

노벨위원회 측은 노벨 문학상 분야에서 여성에게 연이어 상을 수여 한 적이 없이 그동안 드문 드문 상을 수여 해왔다.

2024년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마침내 아시아권에서  최초의 여성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2000년대 부터 영국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odds)에서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 배당률을 주고 있는 여성 작가들은 미국의 조이스 캐롤 오츠와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이고 2010년대 부터 영어권에서 활발하게 출간 되고 창작 수업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는 중국 작가 찬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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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생인 조이스 캐롤 오츠는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이자 거의 모든 장르를 종횡 무진 쓰며 매년 두 세권의 벽돌 부피의 책을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필력에 선두주자다.

시라큐스 대학 시절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단번에 출판사로 부터 출간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일찌감치 문학적 재능을 싹 틔웠던 캐롤 오츠는 1960년대부터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 소설을 동시에 집필하면서 틈틈이 시와 산문을 쓰고 여러 문예지에 비평을 발표 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희곡을 쓰는 무시 무시한 필력으로 그녀가 매년 쏟아내는 작품에 대해 비평을 하려 달려드는 비평가들이 없을 정도로 문학계 괴물로 불리고 있다.

동시대 작가들은 조이스 캐롤 오츠에 대해 이런 평가를 하고 있다.

‘문학의 여성’이라는 말이 존재한다면,

오츠야말로 이 나라에서 가장 자격 있는 작가일 것이다.

작가를 성별로 구분 짓고 그녀와 그가 써 내는 작품을 구별해 놓고 이 작품은 여성이 저 작품은 남성이 라는 잣대로 평가를 하는 건 유치한 짓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작품을 미국 남부 출신 백인 남성 작가가 썼다면 과연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까?

가부장적인 문화와 인종차별이 극에 달했을 때 작품 활동을 시작한 캐롤 오츠는 남성 작가들이 절대 다수인 장르까지 창작 영역을 넓혀서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미국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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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거야.” 그녀가 지친 듯이 말했다.

“여자는 꿈 같아. 여자의 일생은 기다림의 꿈이지. 그러니까, 여자는 남자를 기다리면서 꿈속에서 산다는 뜻이야. 굴욕적이지만 여기서 벗어날 길은 없어. 어떤 여자도 도망치지 못해. 여자의 일생은 남자에 대한 기다림이야. 그뿐이야. 이 꿈에는 문이 하나 있는데, 여자는 그 문을 통과해야 돼. 선택의 여지가 없어. 늦든 빠르든 그 문을 열고 통과해서 어떤 남자, 한 명의 남자에게 도달해야 돼.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어. 결혼 상대는 누구든 상관없지만, 이 길에서는 벗어날 수 없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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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가장 많이 거론 되는 작가는 장편과 단편을 총 망라해서 헤밍웨이, 포크너, 필립 로스이다.

이 세 명의 작가들은 주요 문학상을 거의 전부 휩쓸었고 미국 현대 문학 수업에서 이들 작품은 절대 빠지지 않고 주기적으로 출판사에서 새 커버로 출간 할 정도로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이들 백인 남성 작가들을 제외 하고 미국 현대 문학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작가는 조이스 캐롤 오츠다.

그녀가 1970년에 발표한 장편 <그들>은 일명 미국의 불평등과 차별이 극한에 달한 폭력의 시대를 집중 조명한 연작 작품인 '원더랜드 4부작'의 첫 작품으로 시대적 배경은 1937년 여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흑인 폭동의 한 복판에서 분투하는 가족의 모습을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적 인간 드라마다.

빈곤 노동 계층의 사랑과 계급, 인종과 도시 빈민화 문제를 정면으로 펼쳐 보인 오츠의 '원더랜드 4부작'은 그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독창성이 뛰어나고 시대의 어둠을 문학적 언어로 빚어낸 20세기 현대 영미 소설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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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캐롤 오츠는 2000년의 첫 장편 소설로 세기의 배우 매릴린 몬로의 삶을 픽션으로 재 구성한 <블론드>를 출간하며 미국 문학계와 예술계를 놀라게 했다.

메릴린 몬로의 삶은 숱하게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왔고 여러 책들이 출간 될 정도로 언제나 전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따라서 그녀에 대해 많은 이들은 상당한 수준의 소문과 진실을 알고 있고 더러운 쇼 비지니스 세계에서 미스터리한 삶과 더러운 미국 정치인들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라는 것 정도 알고 있다.

타고난 필력을 자랑한 작가 캐롤 오츠는 매릴린 먼로의 진짜 이름인 노마 진의 삶 부터 출발해서 어린 노마 진이 전전했던 수많은 위탁가정 중 딱 한 곳인 허구의 가정을 탐사 하듯 수많은 연인과 건강상의 위기, 임신중단과 자살 시도, 영화 속 연기 중 상징적인 것들만 선택 해서 픽션의 형식으로 그녀의 삶을 문학적으로 증류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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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 머리에 풍만한 곡선형의 먼로의 외모는 대단히 유혹적이였지만 그녀의 내면은 문학적인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실제로 먼로는 약물에 취해 있을 때도 술에 취해 있을 때도 여러 남자들과 잠자리를 함께 하고 나서도 일기를 빠짐없이 썼고 영화 촬영 장에서 종종 시를 쓰기도 했다.

위탁 가정에 맡겨졌던 시절에도 동화책을 읽었고 신문은 항상 탐독 했고 성인이 된 이후로 다윈의 종의 기원도 읽었을 정도로 먼로의 독서열은 동시대 여 배우 중에서 최고였다.

조이스 캐롤 오츠가 증류 시켜 버린 노마 진의 삶의 첫 시작 <특급 배송>의 첫 페이지는 영화 전함 포템킨의 오데사 계단에서 유모차가 내려오는 명 장면 처럼 물 흐르듯 천천히 죽음의 그림자가 그녀의 삶 앞으로 배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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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울어가는 세피아색 빛을 받으며 죽음이 큰길을 따라 질주해오고 있었다.

장식 없이 무겁고 단순한 배달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 만화에서처럼 죽음이 달려오고 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죽음이 오고 있었다. 죽음은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 죽음은 부랴부랴 서두른다. 죽음은 미친듯이 페달을 밟는다. 죽음은 특급배송취급주의라고 표시된 소포를 안장 뒤쪽의 튼튼한 와이어 바구니에 실어나른다.

도로 공사로 서쪽으로 가는 두 개의 윌셔 차선이 하나로 줄어드는 바람에 막히고 혼잡한 윌셔와 라브레아 교차로를 볼품없는 자전거를 타고 요리조리 능숙하게 누비며 죽음이 오고 있었다.

죽음은 무척 날래다! 죽음은 경적을 울려대는 중년 남자들을 비웃는다. 죽음은 웃음을 터뜨린다, 엿이나 드쇼, 아저씨! 그리고 당신도. 반짝반짝 매끄럽게 빛나며 오도 가도 못하는 값비싼 최신형 자동차들을 지나쳐 벅스 버니처럼 휭 달린다.

로스앤젤레스의 스모그 자욱한 공기 따위 꺼리지 않고 죽음이 오고 있었다. 죽음의 고향인 남부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방사성 공기 따위.

그래, 난 죽음을 봤어. 엊저녁 꿈에서. 그전에도 여러 번. 난 겁나지 않았어.

너무나 자명한 죽음이 오고 있었다. 볼썽사납긴 해도 튼튼한 자전거의 얼룩덜룩하게 녹슨 핸들 위로 등을 구부린 죽음이 오고 있었다. 세탁은 했지만 다림질은 생략한 카키색 반바지와 칼테크 티셔츠를 입고 맨발에 스니커즈를 신은 죽음이 오고 있었다. 근육질 종아리와 갈색 털이 숭숭한 다리. 울퉁불퉁 둥글게 솟은 손마디뼈. 얼굴에 여드름과 잡티가 돋은 소년. 햇빛이 자동차 앞유리와 크롬도금에 반사되어 언월도처럼 번쩍이는 바람에 죽음은 머리가 어찔하고 신경이 곤두선다.

죽음의 현란하고 대담한 질주에 더 많은 경적이 울려댄다. 죽음은 성의 없이 아주 짧게 머리를 깎았다. 죽음은 껌을 질겅질겅 씹는다.

죽음은 아주 판에 박은 듯 규칙적이다. 일주일에 오 일, 거기에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요금을 더 높게 받는다. 할리우드 배달 서비스. 죽음은 특송 소포를 직접 배달한다.

죽음이 예기치 못하게 브렌트우드로 오고 있었다! 죽음은 8월의 인적 드문 브렌트우드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을 빠르게 달린다. 세심하게 가꾼 수고가 애처롭고 헛되게도 이곳 브렌트우드의 ‘정원들’을 휙 지나치며 죽음은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앨터비스타, 캠포, 하쿰바, 브라이드먼, 로스올리보스. 막다른 골목인 헬레나 드라이브 5길까지. 야자수, 부겐빌레아, 붉은 덩굴장미. 만개 후 썩어가는 꽃 냄새. 햇볕에 그을린 잔디 냄새. 담으로 에워싸인 정원, 등나무. 원형 진입로. 햇볕을 막으려 블라인드를 끝까지 내린 창문.

-조이스 캐롤 오츠의 <블론드>의 '특급 배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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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생인 조이스 캐롤 오츠는 작년에 두툼한 부피의 자서전을 출간하며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

2026년 노벨 문학상의 메달이 어떤 작가의 목에 걸리게 될 지 모르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 스토리에서 좀비적인 디스토피아 세계관 까지 넘나드는 조이스 캐롤 오츠는 아름다운 문학적 언어가 아닌 충격적이고 기괴하며 과격한 스토리 작법으로 동시대 세계를 열정적이면서 예언적인 목소리를 쏟아내는 그녀는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 텔러다.

그녀가 오랫 동안 여러 대학의 문예 창작학과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작가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의 가슴속에 있는 것을 써라.

결코 당신의 주제와 그에 대한 열정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당신의 ‘금지된’ 열정은 글쓰기의 연료와 같다.

2. 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을 쓴 다음에야 쓸 수 있다. 초고는 지옥이다. 완고는 낙원이다.

우리의 작품이 돌에 새겨지는 것처럼 돌이킬 수 없이 인쇄되기 전까지는 원고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

3. 후대인이 아니라 동시대인을 위해 써라. 운이 좋으면 당신의 동시대인은 후대인이 될 것이다.

4.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염두에 둬라.: 조금 진지하면 위험하다. 대단히 진지하면 치명적이다.

5. 어떻게 한 챕터를 끝내야 할지 망설일 땐, 총을 든 남자를 등장시켜라. (레이먼드 챈들러의 조언이다. 나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6. 형식적 실험을 하고 있다면 단락을 나눌 가능성을 염두에 둬라.

7. 당신 자신의 편집자, 평론가가 되어라. 공감하면서도 잔인해져라.

8. 이상적 독자를 기대하지 마라. 아니, 아예 독자를 기대하지 마라. 독자가 있긴 있겠지만, 다른 책을 읽을 것이다.

9. 열심히 읽고 관찰하고 들어라. 마치 당신의 삶이 거기에 달린 것처럼

10.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신 가슴속에 있는 것을 써라.

조이스 캐롤 오츠는 전화 통화 신호음이 가는 동안에도 무릎 위에 올려 놓은 책을 읽을 정도로 활자 중독자 이고 비행기 대기실에서는 장편 한 편을 뚝딱 읽어 치울 정도로 읽는 속도가 진공 청소기 흡인력과 맞먹을 정도다.

세상의 거의 모든 유명한 소설을 전부 읽은 조이스 캐롤 오츠는 상당량의 작품을 쏟아 내고 나서 역사 소설과 논픽션을 탐독하고 있고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누아르물은 수시로 읽을 정도로 가장 좋아하는 문학 장르다.

90세를 앞둔 조이스 캐롤 오츠는 현재 분자 생물학, 신경과학, 심리언어학, 철학책을 탐독하며 세상에 존재 하는 현상을 소설적 언어로 재현할 방법에 몰두 하며 지금까지도 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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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작가는 젊은 작가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까?

그는 자기가 몇 년 전 들었더라면 좋았겠다고

생각할 만한 것들만 이야기해줄 수 있을 뿐이다.

글쓰기는 경주가 아니다.

아무도 진짜로 ‘이기지’ 못한다.

만족은 노력에서 나오고, 그 결과 보상이 따른다 해도

그런 보상은 아주 드물게 오는 법이다.

-조이스 캐롤 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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