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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able feast

1597년 햇살이 따스해지는  5월 중순 무렵 북극 탐험에 나선 네덜란드 탐험가 빌렌 바렌츠가 이끄는 배가  출항한다.

이 배는  북위 74도 선까지 비교적 순항 했으나 7월 초순 부터  바다 위로  빙하와 유빙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하고 배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얼음에  걸려버린다.

 결국 바렌츠 선장은 얼음에 갇혀 쪼개지는 배를 포기하고 선원들과 함께 육지로 짐과 필수품을 날라서 노바야젬랴섬 북단에 있는 얼음 굴 속에 피신해서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시간은 8월과 9월을 넘어 눈 폭풍이 되는 12월로  넘어가고   길고 긴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았자 선원들은 극심한 불안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태양이 떠오르지 않으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가는 지 알지 못한 상태에 이르게 되자 이들은 서로를 꼭 끌어 안고 성경 말씀의 구절을 떠오르는 데로 번갈아 가며 읊기 시작했다.

드디어 석 달 만에  태양이 떠오르자 얼음 굴 밖을 나온 선원들은 가슴에 십자가를 그으며 신의 은총으로 빛이 떠올랐다고 외쳤다.

1598년 1월 바렌츠 선장과 선원들이 본 그 태양은 태양의 빛이 만들어낸 신기루 현상이였다.

시기적으로 당시 태양은 지평선 5도 아래에 있었지만 눈밭에 비추는 광선이 대기 중 공기와 만나서 굴절 현상을 일으켜서 빛의 파장을 일으켰다.

일명  ‘노바야젬랴 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북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정확한 측정과 예측에 대한 맹신에 주는 경고이자 지구가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자연이 주는 경고다.

7월 마른 장마가 지나간 후 8월 40도에 다다른 고온으로 한반도 전체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폭염이 입추를 정점으로 한 풀 꺾여서 해가 지고 나면 시원한 바람에 숨 막혔던 더위가 물러갔다. 

여전히 한 낮에 온도는 30도를 넘나들지만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열돔을 깨버린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고맙게 느껴 질 정도다.

현재 태풍 돌핀이 강타한 중국은 무시무시하게 내린 비와 돌풍에  도시가 잠겨 버렸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 여름을 지나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찾아 왔던 가을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가을 무렵 부터 태풍이 덮치는 해가 많아졌다는 건  앞으로 닥쳐 올 엄청난 기후 위기의 예고편에 불과 한 것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캘리포니아 전역에 불길이 치솟았던 원인은  평균 이하의 강수량, 봄철 기온 상승, 봄철 산악의 눈 감소, 여름 기온 상승, 더 잦아진 폭염, 비오는 날의 감소가 불러 일으킨 자연 발생적 산불로 수세기에 걸쳐 자생했던 동 식물과 산을 통째로 태워 버렸고 인간들의 삶의 터전까지 불씨가 바람에 날려와 불바다를 만들어 버렸다.

 동서로 가르는 남부 캘리포니아  산맥 지대의 건조한 단층지괴 분지는 오래전 인디언들이 살던 시절에 씨만 뿌리면  예순 가지 식물과 열매들이 자라 나서 인디언들은 이것들만 수확해도 1년 내내 식량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다.

산맥 계곡 아래에 자리 잡은 땅을 일군 인디오들은 강물을 끌어다 경작 하는데 쓰면서도 강 바닥이 드러 날 정도로 퍼서 쓰지도 않았고 항상 쓸 만큼만 사용했다.

인디언들은 건조해서 갈라진 모래 밭에 씨를 뿌려서 살아 남는 종의 씨앗을 거두어서 그 다음 해 씨를 뿌렸고 그 씨앗에서 나온 꽃과 나무들이 열매를 맺으면서 숲을 이루었다.

숲이 생기면서 계곡마다 물이 흘렀고 모래 가루만 날렸던 사막이 생명의 땅으로 되살아났다.

가축들을 어디에나 풀어 나도 뜯어 먹을 풀과 열매가 있었던 그 땅에 총을 차고 밧줄을 던지는 백인 무법자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서부의 파라다이스였다.

가을에 더 맛났던 사과와 배가 한반도 지역에서 제대로 열매를 맺기 힘든 기후 상태가 되어가고 있고 

해남에서도 재배 할 수 있었던 인삼은 기후 변화로 인해 2012년 부터 겨울에도 땅이 얼지 않아서  2018년 해남에서 더 이상 인삼을 재배 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휴전선에 가까운 철원에 인삼 재배 밭이 늘어 나고 있다는 건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자생했던 다양한 먹거리들이 빠른 시일 안에 우리 밥상에 올라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생명이 각자 맞는 환경에서 적응하며 온갖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 남았지만   먹이 사슬의 맨 꼭대기 위에 있는 인간이 저지른 생태계 파괴와 오염으로 인해서  지구 상에서 동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생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활과 활동을 영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자연 생태계를 파괴 하고 있고 이런 결과를 초래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떤 것도 지키지도 못하고  보호 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이 모든 문제들이 단번에  제거 되는 순간 인간의 삶도 붕괴한다는 모순을 끌어 안고 있다.


인간이 만든 불이라면 끄고 싶을 때 끌 수 있어야죠. 

원자력의 불은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지만, 

끄고 싶을 때 끌 수 없다는 점에서 빵점짜리 기술입니다. 

이것은 환경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위기입니다.

-다카기 진자부로(193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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