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독특한 시각 체험 전시<어둠 속의 대화>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 모든 물품들을 로커에 보관 해야 한다.
전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전시장을 안내하는 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두컴컴한 공간 사이 사이 촉각, 미각,청각을 맛보는 동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둠 속에서 마셨던 주스가 오렌지가 아닌 망고 주스라는 것도 눈으로 보지 않고 맛으로만 느꼈을 때 맛과 향을 구분하지 못한다.
시각으로 먼저 오렌지 색이라는 걸 알고 마셨을 때와 보지 않고 마셨을 때 맛과 향의 경계가 흐려진다.
암흑 속에서 빛과 색을 감지 하는 능력이 사라지니 인간의 원초적 감각은 부정확하고 제한적이게 되어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눈멂과 봄, 어둠과 밝음 사이에서 인간의 두 눈은 세상을 온전하게 볼 수 없게 되었다.
설사 두 눈의 완벽한 시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보이는 것, 보고 있는 것이 그 모든 실체까지 온전하게 볼 수 없고 빛이 사라지면 시간 감각도 사라져 버리고 맛과 향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신체의 모든 감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70-80퍼센트를 차지 하고 있는 시각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생태계에서 종족을 보존하고 험난한 환경에서 살아 남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보는 것이 곧 지식이요, 보지 못하는 것은 곧 무지”라는 말을 남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과 시인들은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이나 오만함, 무지 모두 제대로 세상을 보지 못했기에 초래된 결과라 생각했다.
어둠과 빛이 공존 하는 세상 속에서 맨 눈으로 보여지지 않는 세상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초 정밀 현미경으로도 관찰 할 수 없는 세상 .....
보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어둠과 밝음 사이에 놓인 드넓은 세상에서
현재 우리 눈 앞에 보여지는 이 사회의 참된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보듯이 희미하게 봅니다.”
-고린도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