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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able feast









런던은 한국 보다 도로 폭이 좁고 가로수 길 마다 심어져 있는 나무들은  인도 중간에 있는가 하면 오른편에, 왼편에 들쭉날쭉하고 하물며 담장을 뚫고 서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 보행자의 편의를 전혀 고려 하지 않고  설계 된 것 처럼 보인다.

영국은 오래 전 도로에  길을  낼 때 원래 그 자리에 있는 나무들을 전부 베어 버리지 않고 그대로 두고 보도블럭을 깔고, 담장을 치고, 인도를 내어서  런던의 가로수들은 도로처럼 일직선을 따라 늘어서 있지 않고 원래 있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나무 크기에 놀랄 때가 많을 정도로 런던 가로수길에는 인간의 수명을 훨씬 뛰어넘는 오래된 고목들이 많아서  햇살이 뜨거운 계절이면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런던은 지난 시절 죽음의 스모그로 뒤덮여서  눈에 보이지 않는 독가스 같은 공기로 수많은 이들을 병들어 죽게 만들었을 정도로 전 세계 공기 질이 최악이였지만 여러 해에 걸쳐 시민들이 앞장 서서 주변의 나무와 숲을 지키고 꾸준히 가꿔 나가서 현재  도시 전체가 광활한 숲처럼 녹음으로 가득 차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이드파크가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내에는 온갖 진귀한 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빅토리와 공원을 포함해서 공원만 106개가 있으며, 소규모의 도로변 녹지공간이 63개나 조성돼 있다.

상업 및 업무시설이 밀집 한 테임즈강 주변의  짜투리 땅마다 울창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을 정도로 런던의 공기는 서울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상쾌하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 런던의 공기가 이토록 깨끗하게 유지 되고 있는 건 런던은 가로수 길에 심어져 있는 나무 한 그루마다 나무의 역사, 수령 등을 알 수 있도록 나무번호표가 붙어 있고 별도로 철저하게 관리 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시민들은 가능한 대중 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출퇴근 하는데 도심에 들어가는 차량 중에 전기차를 제외하고 중심가로 진입하는 모든 자동차는 8파운드씩 혼잡 교통료를 내야 한다.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는 영국은 북쪽 스코틀랜드 지역을 제외하고 잉글랜드 지역은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한 겨울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도 없고 여름도 무덥고 습하지 않다.

반면에 하루에도 여러 번  바람이 자주 불고  비가 내렸다가 우박이 떨어지고 해가 쨍 하게 날 정도로 영국의 일기 예보는 예측이 불가 할 정도로 변덕스럽다.

그럼에도 1년 중 가장 멋진 계절은 오월과 유월 사이로 겨울과 봄 사이 잠들어 있던 꽃망울들이 일제히 터트리며  거리와 공원 곳곳마다 형형색색의 피어있는 꽃들로 만발한다.


오월 May은   달을 뜻하는 라틴어 Maius mensis에서 온 단어로 계절의 여왕 마이아 마에스타(Maia Majesta/그리스신화의 티타 신 아틀라스의 일곱 딸 중 하나로 로마신화에서 봄과 다산을 상징함)가 산사 나무에 꽃(may)을 피우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산사나무 열매는 겉으로 보기에 새빨갛게 잘 익은 사과처럼 보이지만 신 맛이 강하고 떫기 때문에 영국인들은 이 열매에  엄청난 양의 설탕을 들이 부어 졸이거나 절여서 먹는다.

특히 이 열매는  중국의 국민 간식인 탕후루를 만드는 재료 중 하나다. 

전국의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대만 카스테라, 버블티, 탕후루, 두바이 쫀득 쿠키 그리고 버터 떡의 디저트 열풍의 시작은 sns에서 시작되었지만 두바이나 대만 같은 국가의 이름이 불러 일으킨 이국적인 맛에 대한 궁금증이 사람들의 입맛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몇 년 동안 열풍을 일으키며 맛보다 인증 샷을 찍기 위해 몰려 갔던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정작 베이글은 런던에도 없는 베이글 레시피에 베이글의 원산지인 뉴욕에도 없는 뮤지엄이라는 단어 조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해협 봉쇄로 무섭게 치솟는 유가 급등에 5월에 황금 연휴에 비행기를 탈 수 없지만 방구석에서 이국적인 맛을 간접 체험 해 볼 수 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눈 앞에 두고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이다.

하지만 막상 현지 여행지에서 전망이 좋은 테라스가 있는 식당에 가려면 예약이 필수 이고 음식 가격과 별도로 서비스 팁을 줘야 한다.

물가는 거침없이 치솟아서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며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편의점 간편식으로  한끼를 채우지만 전 세계에서 한국 편의점 만큼 다양한 먹거리를 깔끔하고 친절하고 편리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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