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이 시작되자 마자 물리학 학술지 <피직스 레터스 Physics Letters>에 물리학의 용어를 영원히 바꿔 버리는 짧은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질량 패턴과 새로 발견된 수 십여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연구 하고 있었던 24살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은 양성자와 중성자처럼 익숙한 입자는 물론이고 낯선 핵 입자들도 그보다 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했다.

물리학자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은 아주 작은 입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쿼크(Quark)'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2쪽짜리 짧은 논문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 '쿼크(Quark)는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 나오는 구절에서 차용했다.
제임스 조이스 특유의 언어 유희로 가득 채워진 "피네간의 경야"에 나오는 '쿼크(quark)' 구절은 다음과 같다.

"Three quarks for Muster Mark!
Sure he hasn't got much of a bark
And sure any he has it's all beside the mark."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의 이 구절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머스터 마크에게 쿼크 세 개! 분명 그는 짖는 소리가 변변찮고 그리고 그가 짖는 소리는 전부 요점을 벗어나 있어." 라고 해석 할 수 있다.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제임스 조이스가 언어 유희로 사용한 단어 '쿼크(quark)'가 모호한 소리처럼 느껴진다며 자신이 발견한 입자의 특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겔만은 '쿼크(quark)'라는 입자에 관한 논문을 투고 한지 3주 만에 학술서로 출간하고 5년 후 노벨상 위원회는 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 했다.
그렇게 물리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입자 '쿼크(quark)'는 세상을 요동치게 만드는 다른 입자들이 등장 할 때 마다 그 힘들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개념들을 창출해서 학자들이 10년 동안 연구한 끝에 '쿼크(quark)'의 행동에 관한 이론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물리학자들은 이 이론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는데 머리 겔만의 문학적 상상력과는 동떨어진 지극히 평범하면서 단순한 이름인 '표준모형'이라 불렀다.다.
자연의 기본적인 네 가지 힘들 가운데 전하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힘, 핵입자가 원자핵으로 똘똘 뭉치는 힘, 핵의 일부가 방사능에 의해 붕괴되는 힘 이렇게 세 가지를 아우르는 '표준모형'은 전자에서부터 철저히 통제된 실험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특성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예측이 결과와 99퍼센트 이상 맞아 떨어지는 뛰어난 정확성을 갖춘 '표준 모형'은 과학사를 통 털어서 가장 평범한 이름을 가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흥미로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뛰어난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이후 부터 물리학계의 각종 복잡한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새로운 질문으로 인도하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왔던 '표준모형'에도 불완전성이 존재 했다.
천체 수준에서 가장 중요한 힘인 중력에 대해 어떤 결과를 도출하거나 예측하지 못한 표준 모형을 보완 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대칭성 방법을 도입한다
대칭성은 특정 시스템을 뒤흔들거나 비틀어도 변형할 수 없는 성질로 마치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해머가 정확하게 음의 위치를 때리는 소리처럼 음과 음 사이의 상대적 거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곡의 성질은 변하지 않게 한다.
따라서 표준 모형의 불완전성을 보완 하는 역할을 한 대칭성은 물질의 성질이 바뀌고 추가 되고 변형 되더라도 원래 물질이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물리학에서 처음과 다르게 바꾸는 것을 국소 변환(local transformation)이라 하고 위치나 성질에 상관 없이 오랫동안 바꾸지 않는 것을 전역 변환(global transformation)이라 한다.
미세한 입자인 쿼크는 국소 변환(local transformation)과 전역 변환(global transformation)의 대칭성에 적용 받지 않을 때 고정된 위치에 가만히 잊지도 않았고 강제적으로 고정 시켜도 튕겨져 나가버렸다.
하지만 이 두 개의 대칭적 성질을 가진 변환들은 아주 작은 입자인 쿼크의 전하를 상쇄하는 보완적인 역할로 만들어서 어떤 쿼크의 전하도 새지 않아 핵력의 대칭이 위협 받지 않게 만들었다.
겔만이 처음 생각해낸 아주 작은 입자 쿼크가 현실적인 계산으로 도출 되기 까지 실로 어마어마한 실험이 이어져서 2008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강력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양성자 질량에 대한 이론적 예측을 실험 데이터와 비교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측과 데이터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고 계산까지 딱 맞아 떨어져서 빈 공간에서 바글 거렸던 원자들이 무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무게를 갖고 대칭성을 유지해서 현 시대의 <표준 모형>이 되었다.
이렇게 지난 세기 물리학자들은 특정 물질의 입자를 일컫는 용어 부터 보정하는 역할을 지닌 핵력이나 전체적인 대칭을 보장하는 특별한 입자들을 가정 해서 그 입자들이 보정해야 하는 변환들이 무엇인지 실제로 존재한다고 했을 때 지녀야 할 성질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했다.
물리학 중에서 입자 물리학은 광범위한 대칭성과 정교한 수학적 구조에서 도출 되기까지 작은 물질 조각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싣고는 무자비하게 충돌하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이 입자들을 우아하면서도 난폭한 것들이라 부른다.
물리학자들에게 우아하면서도 난폭한 것들이라 불리는 입자 물리학은 과학과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눈에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피부에 와 닿지도 않는다.
심지어 데이터에 기록되는 작은 입자들의 충돌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물리학자들에게 대단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용어 자체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입자 물리학이 눈을 뜨고 숨을 쉬고 활동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물리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 폰에 자연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폰에서 작동 하는 원리를 알게 되면 입자 물리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입자 물리학에서 두 가지 상반된 변형으로 새로운 쿼크 입자들의 몸부림을 최소화 하면서 원래 쿼크의 전하를 최대한 많이 상쇄해서 자연스러운 균형점에 이르게 만드는 대칭성의 원리가 인공지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통제 불능의 미세 입자인 '쿼크(Quark)'를 제어하고 통제하고 조정하듯 인간이 대화를 통해 요구 조건을 입력하면 인간을 대신해서 직접 코딩하는 인공지능은 입자 물리학의 대칭성의 원리를 적용해 사용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해석 해서 방대한 정보를 분류하고 찾아주며 스스로 생성한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인간에게 설명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인간이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서 실수를 고쳐주는 디버깅 작업까지 해서 기존 코드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까지 하는 인공지능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간 프로그래머들이 사용하는 파이선, C, 자바(Java) 언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사용하는 언어인 베릴로그(Verilog)로도 코딩을 해냈다.
인간이 대화로 요구한 심층 인공 신경망 DNN(Deep Neural Network) 코딩 과제도 파이선으로 직접 작성할 줄 아는 인공지능의 현재 코딩 수준은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대학 2~3학년 수준이다.
성인 대졸 학력의 지능을 갖춘 생성형 인공지능에는 컴퓨터나 반도체 사이에 주고받는 고속 디지털 데이터 통신과 똑같이 상호 균형과 대칭 원리가 사용된다.
예를 들면 전기 배선으로 디지털 신호 ‘1′을 보낼 때, 바로 옆에 전기 배선을 대칭으로 추가 설치하고 디지털 신호 ‘0′ 을 동시에 같이 보내는데 이렇게 ‘1′과 ‘0′을 바로 옆에 동반하고 대칭을 이루는 쌍으로 만들어 보낼 때 비로소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를 차동신호(Differential Signaling) 통신이라고 부른다.
수학의 벡터 형태를 갖춘 인공지능망의 테이터는 디지털 숫자의 집합으로 학습과 판단 과정에서 수많은 벡터와 행렬의 곱셈이 일어나서 정교한 알고리즘을 엮어 나간다.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로 문장을 입력하고 입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문자가 아닌 숫자로 파악하고 해독해서 광범위 알고리즘을 구현한 인공지능망(Deep Neural Network)에서 결과를 도출해 낸다.
수많은 벡터와 행렬의 곱셈에서 도출한 인공지능망의 최종 출력에 사용되는 수학은 선형대수와 미분으로 최종 결과는 확률 함수로 도출되는데 이 함수 역시 좌우 대칭적이다.

수없이 반복된 실패와 실험, 그리고 복기 끝에 비로소 하나의 결론처럼 떠오른 수, 그게 바로 정수다. 감각이 아니라 축적, 즉 시간의 밀도에서 나오는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오수 속에서 정수를 쌓으며 바둑의 뼈대를 세우려 애써왔다. 화려한 수는 순간적인 기지로 남지만 바탕이 되는 수는 그 사람의 바둑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세돌 '무너지지 않는 기준을 세우다.'
한국의 이세돌과 상대한 알파고가 사용한 1202개의 중앙 처리 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도 이와 같은 대칭적 신호 방식으로 소통하고 연결되고 협동해서 그 협력의 결과로 인간을 이겼다.
물리적 배선도 대칭이고 신호의 논리적 상태도 대칭이고 생성형 인공 지능의 학습 방법도 대칭이다.
수십 년 간 개념으로만 존재 했던 앨런 튜링이 고안한 <모방 게임>은 학습을 위한 하드웨어 발전, 트랜스포머와 같은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근접한 AI를 탄생 시켰다.
그동안 AI가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되는 것은 공상 과학소설에나 나오는 환상으로만 치부 되어왔다.
2016년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 게임에서 이기고 난지 10년도 채 안된 기간 만에 인간과 맞먹는 글쓰기 능력을 갖추고 동시 대화가 가능한 챗GPT가 등장 했다.
그동안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 여겼던 창의력은 생성형 AI가 마치 상호 대칭성에 통제를 받는 입자 쿼크처럼 아이디어를 이루는 패턴을 파악한 뒤 작은 단위로 분해해 새롭게 조합해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 상에 등장한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인류는 인간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되어주는 것과 동시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침범해서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단계까지 도달 했다.
인공지능(AI)을 상대 할 때 마다 평범함을 넘어선 전문가의 능력을 갖추었다는 믿음이 점점 강해지고 있을 정도로 그 발전 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결점투성이인 인간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공지능(AI)이 기특하고 대단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인 나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의 능력에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의미를 찾는 인간 감정의 기저에는 인정 욕구가 있다.
반면 AI는 인간과 달리 인정욕구가 없어서 불안과 공포도 초월한 존재다.
만일 인공지능(AI)을 인간과 동일한 선상에 놓아 둔다면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과 같은 존재가 될까? 아니면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악당 같은 존재가 될까?
근미래 기술이 우리 삶과 사회의 소중한 가치들을 훼손하는 것은 내게 당대 현실의 문제로 다가왔다. 공기처럼 소중하지만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 가치들의 존재감을 SF의 방법론을 활용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 중에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가 탑재된 챗 GPT는 인간에게 만능 학습 보조 교사이자 동료이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지만 정작 인간의 고유의 영역 이였던 읽기와 쓰기에 대한 논쟁의 불을 활활 붙이고 있다. 어떤 창작자의 글이 AI가 썼는지 아닌지를 구별 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사고하고 글 쓰는 능력까지 퇴화 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문해력이 퇴화 되는 시대가 도래 했다. 인간이 동굴에 살았던 시절 부터 행해 왔던 구술과 필사, 인쇄 기술은 챗GPT는 1분이 채 걸리지 않게 학습 하고 발전 시켜서 인간처럼 읽고 쓰며 로봇 사피엔스가 되고 있는 동안 정작 인간의 문해력은 퇴화 하면 자연스럽게 쓰는 능력까지 저하 되고 있다.
챗 GPT가 글을 써주는 시대에 나는 투비컨티뉴드에 2025년 2월 21일 부터 새 시리즈 <AI 시대에 글 쓰는 법>을 연재를 시작해서 2025년 7월 투비 선정 2차 인증 작가가 되었다.
- <AI 시대에 글 쓰는 법>
https://tobe.aladin.co.kr/s/14415
지금까지 총 9회 분량의 글이 발행 되었고 8월 25일 투비컨티뉴드의 활자 정거장에 <핫 토픽> 발행 글에 선정 되었다.
-투비컨티뉴드의 활자 정거장
https://tobe.aladin.co.kr/event/293454
앞으로 20회 분량을 목표로 연재 할 예정인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시리즈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새 글이 올라 온다.
지금까지 우리 인간이 발명한 그 무언가 같이 사용 여부를 각자 선택하면 되는 도구에 불과 한것이 아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보다 인간의 삶에 더 큰 변혁을 가져다 줄 것이다.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이 근 미래에 불어 닥칠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소중한 지식 자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AI 시대에 글 쓰는 법>
-제 1회 한 번에 한 단락씩, 한 쪽씩 쓰기
https://tobe.aladin.co.kr/n/318262
-제 2회 글쓰기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이다.
https://tobe.aladin.co.kr/n/452318
-제 3회 무명작가와 AI의 창의적인 글쓰기 배틀전
https://tobe.aladin.co.kr/n/456516
-제 4회 AI는 어떻게 창의적으로 사고 하는가
https://tobe.aladin.co.kr/n/461149
-제 5회 AI의 추리력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다.
https://tobe.aladin.co.kr/n/465236
-제 6회 AI가 인간의 언어를 번역하다.
https://tobe.aladin.co.kr/n/469583
-제 7회 AI의 창조적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https://tobe.aladin.co.kr/n/473426
-제 8회 인간에 의해 탄생할 마지막 발명품 호모테크니쿠스
https://tobe.aladin.co.kr/n/477099
-제 9회 질문하는 창의성 시대가 도래 하다.
https://tobe.aladin.co.kr/n/481579
-제 10회 AI 맞춤형 개인교사가 되다.
https://tobe.aladin.co.kr/n/485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