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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 마크 레빈슨
- 18,000원 (10%↓
1,000) - 2023-04-28
: 1,660
현대인의 삶에 물질이 넘쳐나고, 공급 과잉 세상의 뒷배경에는 ‘세계화’라는 경제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재료의 채취, 가공 및 생산, 물류를 활용한 공급과 소비가 ‘각기 다른 나라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정치경제학자들은 ‘세계화’라고 부른다.
값싼 노동력, 값싼 재료, 값싼 공장, 세금 혜택이 더 좋은 곳을 찾아 자본들이 대규모로 이동을 했다. 국경에 상관없이 물건과 사람, 금융자본(화폐)이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세상이다.
세계화는 지구촌 평균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기능을 일부 수행했다. 그러나, 좋은 열매는 일부 국가만 수확을 했고, 일련의 과정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간격을 더욱 벌려 놓은 부작용도 발생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기준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기준은 소유하고 있는 자본의 규모이다.
하나의 경제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생각된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최대 목표인 ‘생존형 인간’과 존재의 가치를 찾는데 중점을 두는 ‘가치추구형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면에서 자신의 이익을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의 독특한 특성은 소비형태를 보면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생존형 인간은 고급 음식과 명품, 계층 상승, 권력 확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콘크리트와 철근, 고급 인테리어 자재로 지어진 50미터 이상 높이의 허공에 형성된 마천루의 매매 시세 차익이 높으면 금상첨화이다. 이들은 부동산 시세 차익 실현을 어렵게 하는 정권은 다음 선거에서 투표로 심판하기도 한다.
반면에, 가치추구형 인간은 물질이나 상품보다는 독서, 예술, 토론 등 지적활동에 참여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고급 상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에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되면서도 저렴한 가격이면 그걸로 족하다.
나는 대체로 가치추구형 인간에 가깝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자동차는 목적지까지 바퀴만 굴러가면 만족한다. 거주 공간은 추위와 더위, 비와 눈을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에 상품 구매는 최소화 한다. 나에게 음식은 활동하기에 필요한 적절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영양 공급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으면 제조업체 사장님이나 식당 주인들은 모두 망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그러나, 공급 과잉으로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내 자신마저도 오염 물질 배출에 일조하고 싶지는 않다.
기술력으로 무장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중국이 급부상하여 그 동안 세계화를 주도했던 미국과 유럽이 거꾸로 피해를 당하자, 이제는 지역과 국가 보호주의로 본격적으로 선회하는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 일정한 패턴에서 벗어난 보기 드문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선출되었기에 예상 가능한 일이다. 정식 취임도 하지 않았는데 동맹국이든 뭐든 상관없이 관세 20퍼센트 이상을 부과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가장 먼저 앞장서서 세계화를 주도했던 나라가 2025년을 기점으로 세계화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약 200년간 직진하던 세계화 패러다임이 지역(국가) 중심주의로 유턴하여 방향을 바꾸면, 개인의 삶에도 변화는 필수적이다. 미국과 중국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고래싸움에 튕겨나가는 새우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래가 향하는 방향을 파악해야 한다.
오랜기간 경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레빈슨’의 < 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원제: Outside The Box( 2020) >은 불확실한 미래에 나아갈 이정표를 탐색하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과 방향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는 자국 보호주의, 인공지능으로 연결되는 초고속 사회,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공급의 위기, 첨단 기술로 무장한 초거대 제조업 국가 중국의 수출전략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은 인류가 그 동안 겪지 못한 새로운 경제 패턴이다. 혼돈의 시대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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