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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y Kim's World
  • The Rise and Fall of the East:...
  • Yasheng Huang
  • 50,570원 (18%2,530)
  • 2023-08-29
  • : 63
한국인들에게는 ‘중국’이란 단어를 머리 속에 떠 올리면 긍정적인 것보다는 대부분 부정적인 사안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모양세다.

‘짝퉁의 나라’를 시작으로 불량식품, 중금속 오염 장난감과 화장품, 해외 여행지에서 개념없는 행동, 지독한 대기오염, 공산당, 독재정치, 감시사회 등 미디어들이 전해 준 네거티브 단어들이 한국 사람들의 뇌리에 안착되어 있다.

어쩌다 훌륭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 진 ‘메이드 인 차이나(Made-in China)’를 만나게 되면, 한국인들은 ‘대륙의 실수’로 평가절하한다. 거대한 국가의 기술력과 존재를 마음 속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깡그리 무시한다’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인 관념과 달리 중국은 이미 한국보다 여러 분야에서 한참 앞서있다. 반도체 등 극소수 분야 1-2 개만 한국에 뒤져있을 뿐이다.

연간 실질 소득 1억 이상의 부유층이 1억 명 이상이고,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연 소득 3천 만원-6천 만원 인구도 약 3억 명을 넘겼다.

1년 동안 세계 각 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약 1500만 명 전후라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모든 중산층이 한 번씩만 힌국을 방문해도 향후 20-30년이 걸린다.

유럽과 미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전기 자동차 제조 기술 보유 및 수출국가(시장 점유율 55% 이상)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 자리를 내 주지 않는 최강 국가이기도 하다.

100% 중국 기술로 완성한 세계 최대의 수퍼 컴퓨터 서버와 데이터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풍력발전 및 태양광 기술, 설비 분야도 독보적인 세계 1위(시장 점유율 60% 이상)이다.

중국 본토인 광동성에서 마카오-홍콩까지 이동 시간을 자동차로 불과 38분으로 단축해 버린 세상에서 가장 긴 해상 다리(55km) 보유 기록도 연거푸 갈아치웠다.

우리가 태평양 건너편 국가를 바라보는 사이에 어쩌다가 중국은 이토록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민주주의도 아닌 나라가 어떻게 미국과 유럽이 태클을 걸 정도로 최단 기간에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을까?

<The Rise and Fall of the EAST> 책의 저자이자 MIT 교수인 ‘야성 황(Yasheng Hwang)‘은 중국의 경제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 정부 리더십의 뿌리를 고대 수나라 시절인 587년에 공식적으로 시작하여 명나라(1368-1644) 시절에 최고조에 달한 ‘과거제도(科举, Keju)’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4세기 후반에 중국이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인재 선발과 육성을 위한 '단일화 된 국가 표준 측정 시스템'을 완성하였다는 것에 주목한다.

6세기에 시작하여 14세기 후반에 이미 완성된 국가 차원의 중국 인재선발 방식을 미국은 21세기에 들어서야 정착시켰다. 중국은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인재 선발 방식에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최소 700년 이상 앞서 있었다.

과거제도는 '추천된 인맥 중심의 기득권 세력'을 무너뜨리는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고,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가 주목을 받는 '능력주의'가 정착되었다. 이는 자연스레 국가 리더십 강화로 이어졌다.

2024년 현재, 중국 공산당(China Communist Party) 정부는 고대 과거제도와 동일한 프레임과 인재 선발 프로세스로 움직인다.

시골 구석까지 촘촘하게 뻗어있는 우수한 인적 네트워크가 정부 정책의 신속한 수행을 위한 두뇌와 척추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 정부 고위관료가 되려면 ‘반드시‘ 전국 각지에서 선출되는 공산당원 9,600만 명에 속해야 한다. 승진을 하려면 이 중에서 다시 ‘전국 당대회 대표’ 2,300명 안에 들어야 한다. 한국의 국회의원 급에 해당하는 고위 관료가 중국에는 2,300명이 있다.

권력의 핵심에 좀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또 다시 ‘중앙위원’ 205명의 후보군에 속해야 한다. 이 단계는 미국 의회의 ‘상원의원’ 급에 해당한다. 그 다음 상위 레벨은 24명으로 구성되는 ‘중앙 정치국 위원’이다. 한국의 각 부처 장관에 해당한다.

마지막 단계가 중국 리더십의 최고 정점으로 불리는 ‘7인’으로 구성되는 ‘정치국 상무위원들’이다. 2024년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수장이 바로 ‘시진핑‘(Xi Jin Ping 习近平, 71세) 주석이다.

5년 단위로 설계되어 100년 후까지 지속되는 중국 정부 미래 정책이 ‘전국 당대회 대표(2300명)’회의를 거쳐 여기에서 승인된다.

최하위 단계인 공산당원으로 선발되고, 최고 권력층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기까지에는 아무리 짧아도 약 40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시진핑 주석도 1974년에 공산당원으로 선발된 후, 38년이 지난 2012년에 비로소 ‘후진타오’에 이어 ‘최고 권력자‘ 위치에 올랐다.

황제 체재에서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정부의 관리가 되었듯이, 오늘날에는 매년 1,380만 명 이상이 일제히 동시에 답을 제출하는 중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Gaokao 高考)에 응시한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제개발 개혁을 추진한 지 불과 40년 만에 미국과 유럽이 강하게 견제를 할 정도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과거제도 DNA에 기초한 우수인재 확보 시스템이었다.

이와 더불어 전략적 사고로 무장한 정치 엘리트 중심의 공산당 중심주의와 사유재산 & 자유로운 경쟁을 허락하는 시장경제 시스템의 병행 운영이었다.

과거제도를 승계한 9,600만 명의 우수 인재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중국 공산당(China Communist Party)의 운영방식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미래의 성공 여부는 공산당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13억 이상의 인구를 어떻게 경제발전을 위한 인력으로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리더십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좀 더 자유로운 창의력 발휘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상(이데올로기)의 자유, 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소득 격차에 따른 도시와 농촌 간의 불균형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수면 위로 이미 부상했다.

한국 인구의 약 2배에 달하는 9600만 명 이상의 집단 지성으로 형성된 중국의 리더십이 위 난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를 바라보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여긴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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