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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y Kim's World
  •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바츨라프 스밀
  • 19,800원 (10%1,100)
  • 2023-03-09
  • : 4,615
말을 엄청난 속도로 빨리하는 습관을 지닌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의 책 <How the World Really Works> 영문서적을 읽었습니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인류가 석탄,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연료’에 의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합니다.

지구 온난화 이후의 미래를 다룬 책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인류가 육체노동을 지나고 증기기관, 석탄, 석유, 제트엔진, 무선통신, 비료의 발명, 콘테이너 운반선의 발명 등 세상의 발전에 화석 연료 기반의 산업이 얼마나 깊숙이 연관이 되어 있는 지를 다룬 책 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 시대를 재생에너지 시대로 전환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화석연료로 인해 가장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없이는 탄소제로 시대의 진입은 결코 쉽지 않다는 냉철한 주장도 볼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책 전반은 각종 통계수치를 기반으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균형잡힌 시각에서 인류의 발전사를 서술한 책입니다. 특히, 지구촌 최대 화두인 ‘기후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 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좋은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종말론과 같이 공포를 조성하는 듯한 과도한 비관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의 첨단 과학 기술로 뭐든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주장도 펼치지 않습니다.

Understanding Energry (에너지 이해) 부문에서는 2006년도에 정점에 도달했던 핵 발전 비율은 서서히 감소하여 현재는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고전적인 재생에너지인 수력발전 비율은 16%, 풍력과 태양광이 감당하는 비율은 지구촌 전체 에너지의 약 7%이고, 나머지 전력의 3분의 2는 아직도 석탄과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는 객관적인 현실을 직시합니다.

Understanding Food Production (식량 생산의 이해) 부문에서는 1kg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580그램, 물 410그램, 10그램의 소금이 필요하고, 580 그램의 밀가루를 얻기 위해서는 800그램의 밀이 필요하며, 밀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80ml의 경유(농기계 원료)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기 됩니다.

또한,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성장하는데 90일 정도 소요되지 않아 가장 인기있는 야채 중 하나인 ‘토마토’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13톤의 토마토를 유럽으로 수송하기 위해 아프리카 알메리아에서 스톡홀롬까지 3,745km를 이동하는 트럭은 1,120리터의 디젤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유럽의 소비자가 1kg의 토마토를 식탁에 올리기까지에는 디젤 연료 90ml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우게 됩니다.

친환경 자동차로 알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러리에 대해서도 객관적 통계자료를 사용하여 일반인의 관념에 일침을 가합니다. 전형적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450kg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여기에는 리튬 11kg, 코발트 약 14kg, 니켈 27kg, 구리 40kg, 그래피트로 알려진 흑연 50kg, 그리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81kg의 철강과 알루미늄, 플라스틱이기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녹인 금속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Understanding Our Material World 장에서 알게 됩니다.

휘발유 자동차와 쌍벽을 이루는 ‘디젤’ 자동차라고 말할 때의 ‘디젤’이 사람 이름이라는 것도 Understanding Globalization(세계화의 이해)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 동안 저는 기름의 한 종류로 만 알고 있었습니다)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 이라는 사람이 1897년에 최초로 디젤 엔진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여 1912년에 선박에 디젤 엔진을 최초로 장착하여 해상 운송을 시작한 사람은 덴마크 사람인 ‘크리스천 엑스(Christian X)’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해상 화물 운송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콘테이너‘는 미국의 트럭 운전사였던 말콤 맥린(Malcolm McLean)이라는 사람이 1957년 10월에 최초로 발명하였고, 대규모 인원을 공중으로 수송이 가능하게 한 제트 터보엔진은 1938년에 Frank Whittle과 Hans von Ohain 이라는 사람에 의해 최초로 개발되었다는 것도 이 장에서 알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태풍, 산불 등 자연재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창궐하는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숫자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총기사고,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을 실제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서 냉철하게 언급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부지기수로 사망하고 있다는 언론의 과장과 이로 인해 생기는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셈입니다.

저자는 환경위기로 9가지를 꼽습니다. (Understanding the Environment, 168-204 페이지)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바다의 산성화, 오존층의 소멸, 대기오염, (비료의 주 원료인) 질소의 과다한 배출로 인한 토양과 해양오염, 과도한 담수의 사용(지하수 남용, 하천, 호수 등), 농경지 확대를 위해 산림을 불태우는 등 토지 사용의 변화, 생물의 다양성 손실과 기타 다양한 화학적 오염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수 많은 통계들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이미 산출된 통계 숫자를 인용하면서 기후 종말론에 입각한 주장도 있고, 그와 반대편에 서서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과 언론도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는 2000년을 맞이하면서 밀레니엄 위기라면서 컴퓨터 대란을 언급했지만, 인류는 끄덕없이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개인 컴퓨터와 기업용 대용량 서버는 아무 이상없이 순조롭게 작동 중입니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낙관적, 비관론적 입장을 뒤로 놓고 객관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해서 과거를 거치면서 현재에 도착하였듯이, 다가오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는 것 또한 ‘오늘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언급합니다.

인류는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현재의 문명을 축적하며 발달해 왔습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또한 인류가 공동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책을 읽은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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