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어울리는 산뜻한 식물 일러스트 표지의 책이지만,
이 소설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면 렌조 미키히코의 <백광>만큼이나
표지가 달리 보일 것이다.
김현경 선생님의 <사람, 장소, 환대>와 함께 읽으면 좋을 작품이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성과 성원권조차 성립 안되고 있는 세상...
실존의 위기를 겪는 독자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이 세계에서는 인간 '이하'라는 말이 가능해져 버렸다는 것.
1인칭 이하의 서늘하게 떨리는 인물의 입으로 듣는 무서운 진실에 대한 이야기들.
우리가 이 나라에서 이미 인간 이하라는 진실은 사회면 뉴스에서 접하는 A씨나 B씨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마비된 사회 의식을 통렬하게 일깨우는 각성제 같은 소설이다.
"여기 와서 알았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살인자가 되지 못할 것도 없지.
내가 너와 다른 게 뭔지 알아?
여기서 나는 인간 이하라는 걸 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