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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임자님의 서재
  • 빛과 영원의 시계방
  • 김희선
  • 13,500원 (10%750)
  • 2023-02-15
  • : 1,348



꿈에서 거울을 보면 현재의 얼굴과 다른 얼굴일 때가 많다.

꿈을 꾸는 시점보다 어릴 때도 있고, 나이가 많을 때도 있고,

이가 한꺼번에 여러 개 빠져서 무서워 울 때도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그것이 꿈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번.

 

다시 태어날 때마다 전생과 다른 몸과 얼굴을 받게 된다고 해도

전생의 영향으로 이번 생의 취향이 결정되기도 할까?

혹은 지난 생에서 파괴된 영혼이 내가 죄를 지은 사람에 의해 회복될 수도 있을까?

 

김연수 작가는 미얀마 여행에서 본 보리수 나무 불상을 회상하며 윤회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미얀마 군이 잘라낸 수많은 부처의 머리 중 하나가 그 보리수 아래로 굴러가고, 몇 백년이 흐르는 동안 그 나무가 마치 자신의 일부인 양 부처의 머리를 뿌리로 감싸면서 자란...' 


삶과 밀착되어 있으면서, 진실을 내장한 이야기들은 늘 어느 정도 공포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김희선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편인「달을 멈추다」는 마인드 업로딩된 데이터로 그러한 윤회를 신비하게 풀어낸다.

신비하고 기이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학으로도 연결이 되어서 더 소름이 끼친다.

밤을 새워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창 밖으로 불을 밝히고 나와 동시간대를 살아가는 저 많은 사람들과 나라는 사람이 무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다 어느 부분에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지는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빛나는 진실 같은 것이 있을까? 

김희선 작가는 단 하나의 진실 같은 것은 없다고, 모두의 진실이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빛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번 읽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 봄에 여러 번 정독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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