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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임자님의 서재
  • 계산된 삶
  • 앤 차녹
  • 15,300원 (10%850)
  • 2022-10-26
  • : 369



포커라 친다면
쓸모 없는 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겠지

그러나 생활은 죽을 수 없는 체스


마음을 걸으며 살펴보면 모든 것이 화물 목록처럼 명료하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눈 먼 채로 기억한다

화물을 확인하는 시간 


우리의 죽음이 시작되면 그 녹색 저녁에
화물 하나에 한 사람이 적용된다

필립 라킨, 계속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필립 라킨은 잔디 깎이에 끼어 죽은 고슴도치에 대해 쓴 적있다.

자본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

무시무시하게 거대한 입과 무쇠로 된 치아를 가지고 있고,

그 날들에 갈려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들이 망가진다.


<계산된 삶>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미시사, 

그것을 초월해 자신의 세계를 망치면서도 

슬픔이라는 끓는 물 속의 삶은 개구리로 살아가면서도 솥에서 나갈 수 없는 한 인간의 비애와 고통을 그렸다. 


복제 인간인 제이나에게도 돈은 중요하다.

그녀는 '석관'이라는 차명 계좌들에 우회로를 만들어 돈을 모으는데

돈은 그녀에게 더 싱그러운 식물들이 있는 곳, 

더 그녀 자신다운 생활이 보장되는 곳으로 탈출할 기회의 티켓 같은 존재다.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잔디 깎이에 갈려 죽는 고슴도치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결론이었다.

나도 그 시스템에 참여하면서 보수와 재생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쉬운 진리를 이 소설을 읽으면서 리마인드하게 되었다.

사람은 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경이로울 정도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진실을 외면하며 망각한다는 걸.

(이러한 상처-작업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웃기는 사실)

<계산된 삶>은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 전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오래 생각해 보게 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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