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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성 귀차니스트의 책읽기
벨베데레 궁전에서 이미 아는 그림들을 실제로 접하는 행복도 컸지만 새로운 화가를 만난 즐거움은 더 크다.
전시 중 강렬한 그림을 만났는데 지오반니 세겐티니라는 화가의 The evil mothers이다.
무려 1894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눈덮인 들판에 여성들이 나무에 얽매여있다. 고통스러운 그녀의 가슴에는 젖을 빨고자하는 아기가 탐욕스럽게 매달려있다.
원치않는 임신을 주제로 한 그림이다.
19세기 말에 이런 주제의 그림이라면 당대에 꽤 논란을 일으켰을듯하다.
작가의 진짜 의도는 여성의 문란에 대한 비판이었을까 아니면 여성의 고통에 대한 묘사였을까?
이 작가의 다른 그림을 몰라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내게는 여성에게만 강요된 모성과 그로 인한 고통으로 다가왔다.

또 하나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Amoako Boafo라는 가나 출신 화가의 그림들이었다
클림트 그림에 대한 오마주가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클림트의 그림을 오마주하면서도 자신만의 강력한 정체성을 주장하는 것이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또한 흑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강렬해서 아름다웠다.
이곳은 빈, 널려있다 표현할 정도로 클림트의 그림이 많은곳이니 클림트의 그림과 보아포의 그림을 나란히 또는 마주보게 전시하면서 100년의 시간을 넘어 두 화가가 만나는 전시가 기획 될수 있었겠지

앞의 그림들은 클림트 그림에 대한 오마주들이고,
마지막 잎의 남자 셋이 나오는 그림 제목은 <Me, Me and Me>이다. 유쾌한 자의식과 자기애가 사랑스럽지 않나?
그리고 마지막 그림의 제목은 어떤 기자가 보아포에게 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 기자가 작가에서 왜 당신은 흑인만 그리느냐고 물었단다.
무례하기 짝이 없다.
누구도 백인 작가에게 당신은 왜 백인만 그리느냐고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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