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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나랑
  • 미코, 버섯의 모든 것
  • 이르지 드보르자크
  • 27,000원 (10%1,500)
  • 2025-12-29
  • : 345


이 책은 그림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분류상으로는 청소년 도서에 더 가깝다.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적절한 작품이다. 제목에 등장하는 MYKO 미코는 체코어로 곰팡이나 버섯을 뜻하는 말로, 라틴어 접두사 *myko-*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myko는 그리스어 미케스(myces), 즉 곰팡이와 버섯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책의 ‘일러두기’에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는 만큼, 번역 과정에서도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특히 학명이 명확히 존재하는 생물 정보를 다루는 경우, 정확한 학명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명칭으로 옮겨야 하므로 세심한 검토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버섯의 경우에는 적절한 우리말 명칭을 찾는 과정에서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서두에서 편집장 김균(菌)은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버섯이 직접 나서서 만든 첫 번째 책이며, 버섯들의 삶에 중요한 모든 주제를 담고 있다고.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잡지는 ‘버섯이 버섯에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표기된 연도는 버섯의 시간 단위인 균력으로 8억 6천만 2,026년이다. 이 잡지에는 중요한 문서로 「버섯독립선언문」이 실려 있는데,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문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식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버섯입니다! 우리는 동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버섯입니다!” 이 문장은 내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상식을 단번에 깨뜨렸다. 분명 생물 시간에 배웠을 법한 내용인데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왔던 사실을 새삼 또렷하게 인식하게 만든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잡지라는 형식을 갖추었기 때문에, 각 섹션이 살아있다. 인터뷰는 저명한 역사학자 이버섯 교수와 균류의 역사적 지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조이끼 교수님과는 '버섯 이름에는 무슨 뜻이 있을까' 알아본다. 문화의 창에서는 버섯 신화를 살펴본다. 첫 번째 잡지를 다 읽고 나면 두 번째 잡지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두 번째 잡지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나? 우리는 어느 쪽으로 자라는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부제에 따라 잡지는 버섯 세계를 파헤친다. 궁금하면 물어봐 섹션은 우리가 버섯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을 잘 이야기해준다. 과학의 창이나 실험 섹션에서는 버섯을 둘러싼 다양한 실험과 가설, 그리고 결과들을 훑어볼 수 있다. ​세 번째 잡지는 [모든 일의 배후에는 버섯이 있다]. 여기에서는 공지사항으로 현상 수배 버섯이 소개된다. 공기 중에서 곰팡이 잡기 실험을 하는 유용한 면도 있다. 네 번째 잡지는 [게으른 버섯은 불행 그 자체]. 올해의 기업가로 와인효모를 소개한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꽤 생겼었는데, 이 섹션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또한 재미있게도 인간의 내장 속에 사는 융모와도 생태학적 측면에서 살펴본다. 단테 A.페차르카의 문학적 접근은 과학적 소재들과 어우러져 균형을 잡아준다. ​다섯 번째 잡지는 [버섯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지의류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준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섯 번째 잡지가 조금 재미없었다. ​여섯번째 잡지는 [자유 평등 균근]. 낙엽송 교수의 인터뷰나 편집자의 논평이 실려있다.


일곱 번째 잡지는 [전 세계의 균사 동지들이여, 단결하라]. 균류 사학자 자낭균 교수의 불의 사용에 대한 고고학적 발견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담았다. 버섯과 동물, 버섯과 나무가 서로 공존하고 있음도 알려준다. ​ 어덟 번째 잡지는 [자랑스러운 그 이름, 버섯!]. 여기서는 중요 문서로 인간을 고발한다. 수천 년 동안 버섯의 부지런함, 솜씨, 능력의 결과를 빼앗는 자 바로 호모 사피엔스를 고발한다. 버섯의 한 해를 그림으로 살펴보며, 버섯 사진 도감 만들기도 소개한다. ​아홉 번째 잡지는 [우리는 버섯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재미있는 주제로 도깨비불이나 부채버섯 같은 빛이 나는 버섯에 대해 소개한다. 각종 버섯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고 버섯 습도계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열 번째 잡지는 [인내심은 버섯을 가져온다]. 독자 편지와 공개 서한 등을 통해 인간과의 교류도 이어진다. 이 그림책을 넘겨가며 잡지 형식의 내용을 읽을 때, 흥미로움은 배가 되고,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된다. 꽤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으로 버섯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제로도 확대하여 알아보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책이라고 하니 검증 받은 그림책이다. 도서관에서 청소년들과 독서클럽을 운영할 때 이 그림책을 먼저 같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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