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아래도 아닌 곳, 안도 밖도 아닌 곳에,
사이가 있어.
사이는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곳.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그림책을 보다가, 이 그림책을 펼쳤다.
표지 그림과 제목을 보고, 잠깐 고민을 했다.
그러니까,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제목이 많이 아쉽다.
표지의 그림은,
이 그림책이 하고 싶은 이야기, 그러니까 핵심 주제가 되는 그림이다.
그림책을 넘기며, '사이'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저 그림에서 훅!! 멈춘다.

사이는 때로는 너무 길고 어둡고, 걸음과 걸음 사이에는 잠깐의 멈춤도 있다.
길과 길 사이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하거나, 앞으로 계속 나아가거나,
곁길로 빠지거나 하다, 힘껏 뛰어오르는 순간을 만난다.
이런 수많은 '사이'를 지나,
바라던 곳으로 갈 수도 있고 또 다른 사이로 갈 수도 있다.
결국은 그 수많은 가능성 사이에서 내가, 네가,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미래는
지금까지 지나온 그 '사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건 아닐까.
그림책 보면서,
지금 이 시간과 공간이 나의 마지막이 아니라,
나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들에겐 조금 어려운 주제라 여겨진다.
유아들과 읽지는 않을 것 같고,
어린이들과 읽는다면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주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