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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나랑
  • 마음 수리점
  • 록사나 옌줴예프스카-브루벨
  • 15,120원 (10%840)
  • 2025-11-15
  • : 1,780

마음수리점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 그림책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쉽게 짐작이 갔다.

누군가의 아픈 마음을, 슬픔을, 괴로움과 불안과 화를, 잘 어루만져 주겠지 하고.

그렇지만, 이 그림책은 의외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 오로라는 집을 나서자마자 축축한 나뭇잎을 밟고 미끄러진다.

그런 날이 있다. 하루종일 나쁜 일만 생길 것 같은... ​낙엽에 미끄러지고, 버스가 지나가며 튄 빗물에 젖고 우산이 뒤집혀지고 모든 게 고장나고 망가진 하루 말이다. 


​오로라는 생각한다.

예전엔 고장 난 우산을 수리점에 맡겨 고쳐 썼는데 요즘은 그냥 버리고 새걸 산다. 오로라의 작업실 근처 옷 수선집도 문을 닫았고 인형 공방도, 타자기 수리점도, 가죽공방도 모두 사라졌다.


​<마음 수리점>을 하는 오로라는, 그 많은 수리점들이 사라졌듯이 자신의 작업실도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요즘은, 시간이 걸리고 품이 드는 일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모든 것들이 빨리 빨리 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마음은 그럴 수가 없지 않은가? 마음은 돌봄이 필요하고, 특히 시간이 필요하다. 다친 마음은 쉬게 해 주어야 한다.


오로라는 결단을 내린다. 희망이 안 보이는 오늘 날씨 때문일까. "이제 그만 둘 때가 됐어." 


그때 오로라의 작업실에 한 소녀가 들어온다. 오로라는 이 소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다른 작업실처럼 오로라의 마음수리점도 문을 닫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우연히 들어온 이 소녀의 질문에 답을 하던 오로라는 기운이 나는걸 느낀다. 오로라의 마음수리점은 어떻게 될까? 오로라가 느꼈던 나쁜 징조의 그날이 이 소녀를 만나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빠르게 쓰이고 금방 버려지는 세상, 주변을 보지 않고 휴대폰 액정만 보는 사람들, 그들에겐 천천히 들여다보고 오랫동안 보살피고 하나로 이어 붙여 줄 마음 같은 건 없는 것일까?


​내 마음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생각해보며, 나도, 그 소녀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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