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오줌을 왜 참아야 하냐고... ㅋㅋㅋ
이런 마음으로 그림책을 펼쳤다.
차야다 작가의 그림책을 몇 권 읽었다. 그래서 약간 느낌이 왔다.
역시나 이 그림책을 덮었을 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림책의 위트와 반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긴 시간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미리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고 와야 한다.
나는 아이에게 생리적 욕구는 특히 '참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리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적당히 마시고, 최대한 준비하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한 신호가 왔을 때는 주변 사람 또는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해결하라고 하였다.
미리 예측이 가능하다면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육아방식이었다.
규칙이 있고, 지켜야 할 약속이 있을 때는 특히 더!!
그래서 나는, 이 그림책 제목을 보고, 오줌을 왜 참아? 했던 것이다.
원숭이는, 아니, 동물들은 왜 오줌을 참아야 했을까?
그것은 표지를 넘기자 마자 나온다.
뱀 한마리가 급하게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에 누군가가 사용 중이다.
그래서 그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뒤를 이어, 원숭이 한마리가 뛰어온다.
급해 급해 급해... 이 단어의 움직임만으로도 원숭이가 얼마나 급한지 알 수 있다.
아이고, 진작진작 화장실 좀 다녀오지~~
원숭이의 급한 사정은 단어로도, 얼굴표정으로도 움직임으로도 전해진다.
그런데 원숭이 앞에 커다란 장애물이 두둥 등장하는데
4엑스라지 사이즈의 팬티를 입은 코끼리 엉덩이다.
팬티 그림을 보고 코끼리임을 알아챈다. 그리고, 커다란 코끼리 팬티 사이즈~~
부들부들 떨고 있는 코끼리, 코끼리도 급한 용무를 참고 기다리나보다.
빼꼼 내다 본 원숭이에게 '줄 서'라고 말하는 코끼리.
그렇다.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 하나.
화장실에서 온 순서대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
때로는 문 밖까지 늘어서 있는 화장실 줄에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순서가 쏙 쏙 빠져주면 견딜 수 있지.
학교나 유치원의 화장실에서도 그렇고,
공연장이나 미술관 같은 공공장소, 대중교통 이용시에도 그렇다.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화장실 줄서기.
길게 늘어선 줄에는,
코끼리, 악어, 치타, 양, 사자, 뱀까지... (음...양 빼고는 좀 힘 세고 무서운 아이들이다)
힘이 세든, 무서운 동물이든 간에 화장실 앞에서는 다같이 줄을 서자!!!
라는 걸 보여준건가?
어쨌든, 어떤 존재래 해도 화장실 앞에서는 공평하게 온 순서대로 줄을 서야 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화장실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오줌을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기다려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봐야한다. 참아야지. 조금만 참으면 돼.
그림책은, 동물들이 오줌을 참는 모습을 보여준다. 각자의 방법대로 오줌을 참고 또 참지만, 그래도 화장실 문은 열리지 않고, 결국 모두 힘을 합쳐 화장실 문을 여는데...
마지막, 반전은 여기서 나타난다.
어쩌면,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상황(또는 가볍게 한번씩 경험하는 현상인데)을 이렇게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두니 더 재미나다.
한번쯤 다들 경험했을 그 이야기.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이 그림책을 왜 화장실 근처에서 읽어야하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재미있는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