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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나랑
  • 해충 3대 비극
  • 이승아
  • 17,100원 (10%950)
  • 2025-07-28
  • : 570

작년 5월에 이곳 에코델타시티로 이사를 왔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 에코델타시티에 첫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였다. 그러니 사방은 허허공터였고, 밤이면 개구리 소리가 꽤 시끄럽게 들렸다. 눈앞을 날아다니는 날파리들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벌레들이 한가득인 곳이었다. 1년 사이에 주변은 여전히 허허벌판이지만, 그 많던 벌레들이 제법 많이 사라졌다. 인간들이 살기 시작하면 확실히 다른 생물들은 힘을 잃는 것 같다. 


​빨간색 무대 커튼 사이로 모기와 바퀴벌레, 그리고 초파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해충 3대 비극이라는 걸 보니 이들의 이야기이지 싶다. 아이들은 '비극'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비극이란 인생의 슬픔, 고통, 파멸을 주제로 한 문학·연극 장르로, 주인공의 불행한 결말을 통해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고 네이버는 설명한다. 우리가 지금부터 보게 될 비극은 해충을 주인공으로 한다.


제사상을 차려놓고 있는 모기. 장구벌레들은 오지 않는 모모를 찾는다. 어이없게도 모기의 제사상 앞에는 모기향이 있다. 올여름엔 너무 더워서 모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니, 그래도 숲으로 가면 모기가 제법 있었다. 7월 초에 야외활동을 하면서 제법 많이 물렸다. 모기는 암컷이 문다고 한다. 여름밤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귀 옆에서 들려오는 앵~~ 소리에 잠을 설친 날이 제법 된다. 이 그림책 속 사람들처럼 어둠 속에서 모기소리를 쩣아 손바닥을 내리친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주인공 모기도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한 모기의 선례를 알고 있기에 절대 빨간 것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어이없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다음 등장 해충은 바퀴벌레이다. 아, 정말 징그럽게 생긴데다 색깔까지 비호감이다. 지구에서 아주 오래산 바퀴벌레지만, 인간에 의해 여전히 죽임을 당하고 있다. 음식 찌꺼기가 있는 곳에 모여 든 바퀴벌레는, 음식인줄 알고 달려들었지만, 극약을 먹고 죽고 만다. 


마지막 이야기는 초파리다. 초파리 역시 얼굴이 비치고 좋은 향이 나는 곳에 가지 말라고 그렇게 교육을 받았지만, 결국은 유혹에 이끌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물론 초초는 죽어가면서도 웃고있었다지. 


세 해충들의 이야기를 유머를 섞어 전달하지만, 그건 인간의 관점에서 그렇지, 그들에게는 이런 비극도 없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에 오면 이들의 영정 사진이 보인다. 물론 이 해충들의 죽음에 전적으로 인간이 관여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동물 순위 1위가 모기라고 하니 정말 놀랄 일이다. 그런데 2위를 보면 더 기가 찬다. 사람이다. 더군다나 전쟁이나 인간이 낸 사고를 제외하고 인간이 인간을 죽인 숫자만으로 2위로 차지했다. 결국은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물은 이 3대 해충들이 아니라 인간들이란 말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해충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해충3대비극이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본다면, 해충에 대해서도, 비극에 대해서도,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다보면 그림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문자 자체가 추상적인 기호이지만, 그 기호를 한번 더 꼬아놓은 그림글자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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