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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나랑
  • 날마다 놀아도
  • 김민경
  • 12,150원 (10%670)
  • 2025-07-16
  • : 687

아이가 어릴 때, 작은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전통놀이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도, 아니, 이게 왜 전통놀이야? 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매일 하던 놀이인데..

게다가 아이들은, 이 놀이의 규칙도 몰라서 배워야 할 수 있었다.


사실, 내 기억도 그리 신통치는 못했다.

그렇게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던 놀이의 세세한 규칙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이 놀이는 이렇게 한다기보다 그때그때 적당하게 바꿔가며 했던 것 같다. 

동생들은 언니 오빠들 옆에서 자연스레 배웠다.

그때는 골목마다 아이들이 나와 놀던 시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이 생각났다. 


"솔직히 그동안 건우 달고 다니면서 힘든 적 많았단 말이야. 이 년이 짧아? 내가 엄마한테 힘들다고 말한 적 있었어? 올해부터는 안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불안해하니까 어쩔 수 없었어. 근데 쟤, 정말 걱정 하나도 안 해도 돼. 운동장에서 얼마나 잘 노는지 알잖아. 휴대폰도 사 줬고." (p.17)


지우는 동생을 데리고 다니느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계속 신경을 쓰느라 힘들었던 사실을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예전같으면, 학교 운동장이나 집 근처 골목에서 

또래들과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런 모습이 사라진지도 몇 십년이 되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었다.

어쩌면 마을 전체가 아이들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그 말이 가장 필요한 시기지만,

현실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김순례 할머니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놀던 꿈을 꾼 후

다니는 일을 그만 두고, 

제대로 놀아보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경로당엘 가도, 집에서 혼자 놀아도, 노는 것이 힘들다. 


할머니는 집에 있는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라 읽어보는데,

다행히 책은 재미가 있었다. 

결국 가까운 도서관에 찾아가본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도서관 카드를 만든다.

오랜 세월을 살았지만,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 아직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쓰지만,

어느 누구 하나 마음 편한 사람이 없다.

할일 없이 운동장에서 누나를 기다려야 하는 건우와

제대로 놀지 못해 아쉬운 할머니가 

만나 함께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얼마전에 읽은 '모모의 여름방학'이 떠올랐다.


이 책 속 김순례 할머니는 건우에게 노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물론 함께 논다.

사방치기를 하기도 하고 땅따먹기를 하기도 한다. 

경로당에서 할매 할배들하고 놀려고 했던 할머니는 

맨날 앉아서만 노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 학교 운동장에서 건우를 만난 건 서로에게 다행인 일이다.

건우는,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놀이를 '경쟁'이라는 눈으로만 보는 세대,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보고 배우지 못한 세대이다.

"그날이야 좋겠지. 근데 맨날 놀아야 하는데, 니 뜻대로만 되면 누가 니하고 놀겠노? 지금도 애들이 니하고 잘 안 놀려고 한다며?"


할머니는 그런 건우에게, 놀이를 통해 알려준다. 

규칙을 지키면서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이기지 않아도 언젠가 기회는 다시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오해가 쌓인 친구와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도 알려준다.


"때를 기다려야지. 그다음엔 용기를 내야지. 칠십 먹은 내가 니한테 놀자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p.104)


진심이 전해지면 우리 마음은 풀리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옛날부터 인간은 놀이를 통해 사회를 배우고,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왔다.

물론 그때가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잃어버린 그 감성들을 다시 일깨워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도 좋고, 어르신들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어르신들이라고 쉽사리 마음을 열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든 어르신이든 모두 처음은 어려운 법이다.

판을 깔아주고, 함께 할 수 있게 도와주자.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미래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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