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될 때마다, 기대하게 되는 그림책 작가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그림책은 '먹어보면 알지, 호랑수박의 전설'.
표지를 보면, 그동안 계속해서 출연(?)했던 호랑이와 할머니가 보인다.
그리고 줄줄이 쌓아올린 동물탑... 살짝 숨겨진 수박.
동물들의 표정은 먹고싶어하며 혀를 내밀고 있지만, 뭔가 으스스한 기분도 든다.
먹어보면 알지....
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서스펜스인가??
여름 밤, 수박을 먹고 싶은 생각에 줄줄이 걸어가는 좀비 같은 동물들이 보인다.
수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시원하게 잘라내어 오면 하나쯤은 먹게 되는 과일, 수박.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과일이다.
맨 뒤에 따라가는 저 호랑이는
이지은 작가의 그림책을 봐왔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바로 그 호랑이다.
수박을 찾아가던 호랑이의 눈에 떡하니 나타난 수박.
마치 날 잡아잡소 하고 수박 하나가 있다.
수박 앞에 선 호랑이의 모습은 오싹 그 자체이다.
아마도 수박은 벌벌 떨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수박은 말한다.
"난 수박이 아니야.
날 먹으면 큰일이 벌어진다."
원래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호랑이는 '먹어보면 알지' 이러면서 수박을 먹어버린다.
먹어보면 알지... 무서운 말이다.
옛날 전설의 고향이란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때 '내 다리 내놔라'가 가장 임팩트 있는 대사였던 것처럼
호랑수박의 전설 속에선 '먹어보면 알지'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맛있게 수박을 먹은 호랑이는...
갑자기...몸이 변하면서 수박이 되고 만다.
하지 말라는 건 왜들 그렇게 못해 안달인지...
겪어봐야 아냐고~
수박이 된 호랑이는 핫...귀. 엽. 다.
호랑이인지 고양이인지 모를 모습으로, 수박의 형상을 한 호랑이.
누군가가 호랑이를 아니 호랑수박을 발견한다면,
또 그렇게 먹으려고 덤벼들겠지.
결국 수박이 된 호랑이는 다른 동물들에게 쫓긴다.
다들 수박을 먹고 싶어 쫓아오는데,
그때 할머니가 나타나 호랑수박을 구해준다.
그렇지만, 할머니도, 어느새 수박 한 입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과연 호랑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림책 후반부에 보면, 만화 형식으로 그려진,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전에 부록 처럼, 삽지처럼 끼워져 있던 그 형식인데
그림책 안에 같이 자리를 잡았다.
앞의 이야기의 에피소드, 뒷 이야기같은 느낌이다.
보는 입장에 따라서 같은 상황도 다르게 해석된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책의 내용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아, 작가가 마지막에 남긴 둘 머리 용을....
한참만에야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