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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님의 서재

일想 넷. (2022년 2월 17일)



  화요일에 교보문고에서 주관한 황정은 작가의 랜선 팬사인회가 있었다. 《백의 그림자》가 복간되어 나왔을 때(4년 동안 절판된 상태였다는 것도 몰랐었다) 이미 알라딘으로 주문하고 굿즈로 머그컵까지 받았으나, 사인본에 눈이 먼 나는 사인회를 보면서 수강신청을 하듯 도전하여 또 구입을 하고 말았으니… 그리고 오늘 책이 도착했고, 교보문고의 책 포장 상태에 나는 잠시 놀랐다.


(포장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상자에 달라붙어 있음)


  거의 대부분의 책을 알라딘에서 구입하는 사람으로서 열에 한 번은 책이 약간의 손상을 입는 것을 보았기에 이와 같은 포장은 충격이었다. 어떤 상황이어도 파손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고 할까. 그만큼 포장재가 많이 쓰이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이 책을 오랫동안 주문해 온 사람에게는 배려처럼 보인다(일해라 알라딘!). 그나저나 이미 구입한 한 권은 어찌해야 하나...






  이로서 내가 가진 《백의 그림자》는 총 세 권이 되었다. 민음사에서 최초로 나온 판본, 교보문고에서 한때 리커버로 내놓았던 판본(링크), 그리고 창비의 복간본.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편이고 이는 나 자신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생각해보면 읽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백의 그림자》를 읽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변화를 겪었다. 치기 어린 10대와 20대 초반을 지나고 읽은 탓도 있겠으나(그래봤자 스물네다섯이다), 마음을 어떻게든 건드렸기 때문에 지금까지 항상 신간을 기다리고 꾸준히 읽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시 쓰는 후기'에서 이야기하듯 "세상의 폭력은 더 노골적인 쪽으로 / 그걸 감추는 힘은 더 교묘하게 감추는 쪽으로" 움직여왔지만,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은 필체처럼 한결같은 소설들이 있었기에 과거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도 한다. "전야前夜"를 생각하는 것이 단념되는 일이 없기를 희구하며, 언제나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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