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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나 봄
  •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 12,600원 (10%700)
  • 2022-10-07
  • : 43,685

사람들은 인생이괴로움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우리 존재의 기본값은 행복이다. 우리 인생은 행복의 바다다. 이 바다에 파도가 일면 그 모습이 가려진다. 파도는 바다에서 비롯되지만 바다가 아니며 결국에는 바다를 가린다. 마찬가지로 언어는 현실에서 비롯되지만 현실이 아니며 결국에는 현실을 가린다. ‘정말 행복하구나’ 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불안이 시작되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으리라. 행복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왜 불안해지는가. ‘행복’이라는 말이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대신한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어떻게 말하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 뜻이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이야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이야기의 형식은 언어다. 따라서 인간의 정체성 역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진다. 이렇듯 인간의 정체성은 허상이다. 하지만 이렇게 규정하는 것도 언어이므로 허상은 더욱 강화된다. 말로 골백번을 더 깨달았어도 우리 인생이 이다지도 괴로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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