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Brain, Heart, Spirit

먼저 축구 얘기부터,

온 국민 아니 온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아테네 올림픽" (올림픽이다. 월드컵이 아니고...) 축구 8강전을 하던 토요일 밤, 난생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2002년 월드컵때 4강 진출을 결정지었던 스페인과의 경기를 광주월드컵경기장에 직접 가서 응원했던 나지만 이번에는 방송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3시 경기를 앞두고 3개 방송사에서는 연예인들을 동원한 공연과 '쑈'를 12시부터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많은 올림픽 종목 가운데 하나일 뿐인 축구, 그것도 8강전 경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물론 국민들이 응원하는 것은 뭐라 할 것 없지만 왜 방송에서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지...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타령을 하던 방송국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모습에 나는 우리 축구가 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수비 불안 때문에 한 경기에 두골, 세골씩 내주는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파라과이는 이길 수 있다고 바람 잡아놓은 언론들...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잘 졌다. 1:0으로 지던 전반만 보고 잠들었던 나는 일요일 아침 MBC에서 재방송을 해 주길래 우리나라가 이긴 줄 알았다. 만약 이겼으면 재탕, 삼탕에 금메달이 눈 앞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을 그 방송들... 안 봐도 되니 다행이다.

축구 시작 전에 KBS1에서 해 주었던 여자 핸드볼 경기가 축구 전반전보다 훨씬 재밌었다. 전반전 끝난 후 스페인에 20:7이라는 스코어. 국내에 고등학교 팀은 스무개가 넘지만 실업팀은 단지 5개라는 여자 핸드볼의 현실, 그럼에도 항상 올림픽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는 우리의 자랑스런 종목.

 탁구 얘기로 돌아가자.
 이 선수가 김경아 선수다. 이 선수의 경기를 보면 정말 재밌다. 끈질긴 수비를 통해 상대 공격수의 범실을 유도하는데 때로는 과감한 공격으로 득점을 하기도 한다. 8강전 시합에서 처음 봤는데 조금이라도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팬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장이닝에게 아깝게 패해서 3-4위전에 나가 동메달을 땄지만 조금만 운이 좋았다면 결승까지 가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을 거다.

수비형 선수는 한계가 있어서 결국 정상에 오를 수는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김경아 선수가 하는 경기를 보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세계랭킹 6위. 나이가 스물여덟인데 올림픽 첫 출전이라고 한다. 여기까지 오기에 겪었을 무명의 힘든 시간이 조금이나마 짐작이 된다. 지난번에 글을 올린 역도 이배영 선수와 김경아 선수,  앞으로 이 두 선수의 팬이 될란다. ^^*

 

 

어제 3-4위전 경기는 어느 채널에서도 중계방송을 해 주질 않았다. 하다못해 케이블에서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거기서도 축구 재방송과 미국 남자농구 경기를 보여주었다. 에잇! 이놈의 방송사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