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크래프팅이란 단어는 생소하지만, 의미를 살펴보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맡은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한다. 주어진 일을 시키는 대로, 주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잘할 수 있을지,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지닌 일인지를 생각하면서 일을 '조직하는' 것이다.
처음 직장을 구하거나 현재 머무는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결심할 때, 사람들이 먼저 생각하는 것은 연봉과 복지다. 중요하지만,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내가 어느 회사의 구성원으로 일할 것인지보다 내가 그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같은 업종이라면 이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다른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 역량을 키울 수 있고 나를 의미 있게 봐줄 직장은 어디인지 등이다. 이러한 고민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와 닿아있다. 그저 큰 조직의 작은 나사 하나 정도의 역할만 하고 그 정도의 의미만을 지니며 일할 것인지, 조직의 크기와 관련 없이 내 일이 더 가치를 지니고, 내가 더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되는 곳에서 일할 것인지 하는 고민과 닿아 있다.
직장은 우리가 한 달 일을 하고 한 달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으며 삶을 영위하는 곳이다. 즉 월급 받는 곳이다. 나에게 있어서 직장의 의미,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이 정도에 국한하는 사람과, 내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의미, 내 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후자는 직장에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이지만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개척하고 새롭게 조직하는 사람이다. 후자는 주어진 일만을 수동적으로 하지 않는다.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개선시키려고 하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서로 즐겁게 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 책은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일의 의미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세 번째 의미와 잡크래프팅을 연결하는 결론으로 가면서, 장마다 실제 사례로 문을 열어 자연스럽게 전개해 나간다. 책 구조 자체가 매력적이고, 읽기 쉽다.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만 보면 안 되는 게, 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내 삶의 행복까지 연결하게 된다. 인문학적 내용도 간간히 들어가 있고, 저자의 인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여러모로 매력적인 책이다.
잡 크래프팅이란 맡은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직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업무 범위와 관계를 조정하거나 업무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P47
워크 스마트는 일을 적당히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른바 꿈의 직장이라는 구글의 환상적인 근무환경이나 넷플릭스의 규칙 없는 자율성 부여는 철저한 업무 성과 창출과 책임 부여라는 동전의 양면을 갖고 있다. 겉으로는 자유롭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혹한 평가 시스템이 있다. 체계적, 주기적인 상사와 동료들의 평가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된 직원은 자연스럽게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P166
행복이나 성공을 위해서라도 일찍부터 자신을 제대로 알고 명확한 가치관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후회도 덜 남고 과정도 더 즐길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중요한 결정조차 주위의 권유에 떠밀려, 분위기에 휩쓸려서 덜컥 하기 쉽다. 그렇게 살다 보면 결국 후회하는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P262
좋은 직장을 얻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무엇을 위해 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가치를 견지할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고 사는 삶에서는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일에 투영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P265